눈 아프다는데 "코로나 걸렸냐" 농담…軍, 훈련 중 다친 병사 응급조치 미흡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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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아프다는데 "코로나 걸렸냐" 농담…軍, 훈련 중 다친 병사 응급조치 미흡 논란
  • 김상록
  • 승인 2021.07.04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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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훈련 도중 눈을 다친 병사가 부대의 미흡한 조치로 실명 위기에 처했다는 청와대 청원 글이 올라왔다.

지난 2일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는 "27사단 전차중대 포수인 우리아들 다친눈은 누가 책임을 질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청원에는 4일 현재까지 2563명이 동의했다.

자신을 해당 병사의 부모라고 소개한 A 씨는 "우리 아들은 27사단 전차중대 포수다. 4월 20일 (오전)1시쯤 훈련 중 전차조종수석에서 포탑으로 이동하는데 포탑문이 안 닫혀 망치로 닫는 중 이물질이 튀어 눈에 들어갔다. 아들은 소대장에게 눈이 너무 흐릿하게 보인다고 보고했으나 소대장은 훈련 뺄라고 꾀병부리냐고 말을 하고 물로 눈을 씻고 전차안에 들어가서 잠이나 자라고 했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해당 병사는 눈을 다친 다음날인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눈이 이상하다고 계속 보고를 했고, 소대장은 행정보급관을 통해 오후 1시쯤 병사를 의무대에 보내는 조치를 취했다.

A 씨는 "아들을 본 군의관이 빨리 민간병원을 보내라고 지시했지만 간부들이 병원비를 누구 카드로 결제하냐며 1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였다"며 "아들이 자기가 훈련 끝나고 돈 보내줄테니 얼른 병원을 가자고 했지만 자기들끼리 계속 실랑이를 벌여 시간이 늦춰졌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에 도착해 의사 선생님에게 24시간 안에 수술을 하지 못하면 실명이 될 수도 있다는 절망적인 얘기를 들었다. 아들은 저녁 11시30분에 수술을 받았고, (현재)2차 수술을 앞두고 있지만 수술을 받아도 눈이 보일지 안보일지조차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소대장은 6월말에 전역하는 간부라서 병사들에게는 관심도 없고 눈이 아프다고 호소하는아들에게 눈이 빨갛다는 이유로 너 코로나 걸렸냐라는 농담을 던졌다"며 "모의훈련중 전차에서 개인적인 인스타그램과 비트코인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안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에서 훈련을 하여 사고를 당해 너무 억울하고 응급 사고조치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지금 사고조사 또한 사건 발생일로부터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부대에 안전관리 감독을 소홀히 한 관리자들은 엄벌히 처벌해 주시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또 "과연 저런 생각과 행동을 하는 간부들이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온 인원들을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군에 대한 신뢰도는 군에서 만들어야지 국민들이 만들어주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해당 부대는 "국민청원에 제기된 내용은 지난 4월에 이미 민원이 제기되어 해당 사단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다"며 "해당 부대에서는 훈련 중 입은 부상에 대해 진료 및 치료 여건을 최대한 보장했다"고 밝혔다.

이어 "'환자 조치 지연' 부분은 사고 발생 초기 부상자 본인과 소대장 모두 '단순 이물질이 눈에 들어간 것'으로 인식해 즉시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 및 조치하지 못했으나, 이후 통증이 지속되어 바로 군의관 진료 후 민간 의원과 병원에서 진료 및 치료 (수술)가 이루어졌다"고 설명했다.

간부의 부적절한 언행 의혹에 대해서는 "민간병원 진료 간 '수술이 제한된다'는 병원 측 의견에 대해 '부상자 본인과 부모께서도 병원 측에 수술해줄 것과 제한 시 다른 병원을 알아봐 줄 것을 요구하는 게 좋겠다'는 설명이 오해된 것"이라며 "사단 군사경찰 및 감찰에서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법무에서 추가 확인 중이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필요한 후속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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