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없는 도쿄올림픽, 일본의 젊은이들 무관심 속에 방향조차 잃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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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없는 도쿄올림픽, 일본의 젊은이들 무관심 속에 방향조차 잃어
  • 이태문
  • 승인 2021.07.2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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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민의 약 70%가 반대하거나 회의적인 견해를 보이는 가운데 제32회 도쿄올림픽이 드디어 23일 화려한 막을 올렸다.

1964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도쿄올림픽 이후 57년 만에 옛 국립경기장을 허물고 다시 지은 새로운 국립경지장에서 성화의 불이 타올랐다.

TV방송 화면 캡쳐

1964년 당시 시속 210㎞를 자랑하는 신칸센 고속철도를 공개하며 기술 강국 일본의 위상을 세계에 널리 떨쳤다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pandemic)으로 1년 연기돼 숱한 잡음과 연이은 불상사 끝에 가까스로 시작된 이번 도쿄올림픽은 안팎으로 환영받지 못하는 썰렁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TV방송 화면 캡쳐

일본의 확진자가 폭증해 일본 정부는 지난 7월 12일부터 내달 22일까지 도쿄에 긴급사태선언을 발령한 상태로 대부분의 올림픽 경기는 무관중 시합으로 열린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제전이 시작된 날 일본을 대표하는 젊은이의 거리 시부야를 찾았다. 올림픽 개막에 맞춰 각 대학은 학사 일정을 서둘러 마쳤으며, 학기말 시험을 마치고 여름방학을 맞이한 대학생들이 거리에 쏟아져 나왔다.

TV방송 화면 캡쳐

뜨거운 햇볕 아래 친구끼리 연인끼리 수많은 젊은이들은 음식점과 쇼핑몰, 그리고 게임센터 등을 기웃거리며 나흘간 이어지는 연휴를 즐기고 있었다.

57년 만에 다시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알리는 홍보물은 찾아보기 힘들었으며, 지난해 4∼5월, 올해 1∼3월, 4∼6월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로 발령된 긴급사태선언의 긴장감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시부야 거리 모습

몇 번이고 거듭되는 긴급사태선언과 오랜 자제와 인내의 시간들이 이들 젊은이들을 더욱 둔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마스크만 썼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젊음의 한때를 만끽하는 모습이었고, 도쿄올림픽 주최국의 국민으로서 자긍심과 설렘도 전혀 전해지지 않았다.

시부야 거리 모습

이번 제32회 도쿄올림픽은 오눈 8월 8일까지 열리며, 역대 최다인 33개 종목(세부 종목 339개)에서 1017개의 메달을 놓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 206개국 국가대표와 난민·중립·단일팀 선수들이 숨막히는 승부를 펼친다.

글·사진 = 이태문 도쿄특파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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