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한테 코로나백신 배송까지 떠넘기나"…소아과 의사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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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한테 코로나백신 배송까지 떠넘기나"…소아과 의사 분통
  • 김상록
  • 승인 2021.08.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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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정부가 소규모 병원에 코로나 백신 배송을 떠넘기는 바람에 백신이 폐기되거나 안전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네병원한테 코로나백신 배송까지 떠넘기다니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소아과 의사라고 밝힌 청원인은 "첫 번째 백신배송이 콜드체인 업체와 군인 대동하에 배송됐다"며 "온도가 올라가면 폐기처분해야하므로 오자마자 즉시 백신 냉장고에 넣어서 온도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 그런데 이번주 백신은 보건소로 가지러 오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동네병원이 콜드체인 업체도 아니고 아이스박스로 이 더위에 4도에서 8도로 유지가 잘 되겠나"라며 "같은 건물에 다른 병원들은 10바이알(병)이 넘어서 배송해주지만 그 미만이면 아이스백 가지고 (백신을) 가지러 오라는 것"이라며 "같은 건물에 배송해주면서 같이 배송을 해줘야 맞는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지금 아침 진료도 못하고 한시간 넘는 보건소를 가는 내내 제일 걱정인건 온도유지가 잘 안될까봐 너무 조마조마하다. 어떻게 질청 보건소에서 해야할 중요한 업무를 개인에게 위임하느냐. 동선짜서 배송하면 되는건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라며 "반드시 시정돼야한다"고 강조했다.

mRNA(메신저 리보핵산) 계열 백신인 화이자 백신은 영하 60~90도,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에서 유통·보관해야 한다. 

앞서 정부는 모더나 백신 공급이 지연되자 접종 일정을 맞추기 위해 당국이 모든 위탁의료기관에 공급하던 방식을 개별 위탁의료기관이 보건소에서 백신을 수령하도록 일시적으로 변경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을 통해 "소량이라 할지라도 정부의 배송방식은 백신 폐기량을 최소화해야 하는 현재 상황과도 맞지 않을뿐더러, 국민의 건강을 위해 국가가 담당해야 할 백신 배송의 책임과 안전관리 업무를 개별 의료기관들에 전가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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