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화장실은 짧게 머물러야...바이러스, 공기 중 떠다닐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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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용화장실은 짧게 머물러야...바이러스, 공기 중 떠다닐 수 있어
  • 박주범
  • 승인 2021.10.21 14: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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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유행기에 주의해야 할 공간은 화장실이다. 코로나19·사스 등 국내외 집단 감염의 역학 조사 결과, 공용 화장실이 원인으로 지목된 경우가 많았다.

세스코가 제안하는 안전한 공용화장실 사용법을 알아본다.

화장실은 바이러스와 세균이 가득한 고위험 공간이다. 변기 물을 내리면 대소변 속 바이러스와 세균이 물 소용돌이에 부딪혀 미세 입자가 되고 공기 중에 퍼진다. 소변기에서도 에어로졸이 발생한다. 이 에어로졸들은 1~6m 이상 날아가 수 십초간 둥둥 떠다닌다. 결국 세면대·수도꼭지·손잡이 등에 떨어져 오염시킨다.

코로나19 감염자의 대변에서도 바이러스가 검출된다. 대변 에어로졸은 환풍기를 통해 다른 층 화장실까지 이동한다. 실제로 2003년 홍콩 아파트에서 주민 300여명이 사스에 집단 감염돼 조사한 결과, 감염자의 대변 에어로졸이 수직 연결된 세대들의 화장실 바닥 배수구에서 발견됐다. 배수관과 환기구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전파된 것이다.

양치질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최근 화장실 양치를 금지한 회사와 학교가 많다. 이를 닦고 치약을 뱉는 과정에서 침이 튀며, 동료들을 감염시킨 사례가 꽤 있었기 때문이다. 대형 병원에서도 감염자가 양치하며 뱉은 바이러스가 옆 병실로 유입돼 집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공기 흐름을 통해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확산된다.

그렇다고 공용 화장실 사용을 피할 수는 없다. 사람은 매일 평균 5~6번은 배뇨하기에 마트, 음식점 등 외부 화장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와 세균은 신선할수록 활동성이 좋다. 감염자가 만진 지 얼마 안 된 손잡이를 만진 것만으로도 감염될 수 있다. 몸에서 점액질을 분비하는 모든 기관은 출입문과 같으니, 불특정 다수가 접촉한 표면을 만진 손으로 눈·코·입을 만지지 않는다.

변기 사용 뒤에는 반드시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린다. 변기 뚜껑이나 물 내림 손잡이를 잡은 행위보다는 용변 뒤 손을 깨끗하게 닦지 않아 문제가 된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변기 뚜껑·수도꼭지·문고리 등을 휴지로 감싸고 잡는 것도 방법이다.

질병관리청의 2019년 조사에 따르면, 10명 가운데 3명은 공용 화장실 사용 뒤 손을 전혀 씻지 않았다. 나머지 4명은 물로만 대충 씻었다.

손 씻기는 감염병 예방의 기본이다. 생각보다 효과가 완벽하진 않지만 이런 간단한 행동 하나가 우리 삶을 좀 더 위생적으로 만들고, 질병으로부터 보호한다.

손가락 사이, 손목, 손등까지 꼼꼼하게 씻지 않으면 바이러스나 세균이 남아있기 쉽다. 이를 핸드드라이어의 센 바람에 말리면 화장실 공기 중으로 퍼뜨리는 셈이 된다. 일회용 종이 타월이 낫다. 젖은 수건은 세균 배양지가 될 수 있다.

환기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화장실은 물 사용이 많아 습도가 높은데, 수증기를 빠르게 밖으로 내보내지 않으면 변기와 세면대 등에 안착해 세균 증식의 근거지가 된다. 추운 겨울에도 창문을 내내 활짝 열어야 화장실 내 공기 중 바이러스와 세균을 저감시킬 수 있다. 아파트에서도 환풍기를 틀어야 위아래 세대의 공기가 유입되지 않는다.

공중 보건을 위해서는 건물 관리자와 화장실 사용자의 노력이 모두 필요하다. 감염병 대유행기에는 화장실 청소 및 소독에 더 유의한다. 불특정 다수가 만지는 손잡이 등은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

세스코 과학연구소 연구원은 “바이러스를 품은 크고 작은 미세 입자가 화장실 공기 중에 떠 있고, 수m까지 확산할 수 있다”며 “공용 화장실에서는 최소한의 위생 정비만 하고, 가능한 한 짧게 머무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감염병 유행 시기에는 공용 화장실에서도 마스크를 써야 안전하다. 기침할 때 오히려 마스크를 내리는 경우가 있는데, 주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으니 주의한다. 또 외출할 때마다 공용 화장실에서 사용할 휴지와 손 소독제 등을 가지고 다니면 개인위생에 도움된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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