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첫 등판 감성 사과 "남편에게 죄송,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공정 상식, 의혹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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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첫 등판 감성 사과 "남편에게 죄송, 아내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공정 상식, 의혹 여전   
  • 박홍규
  • 승인 2021.12.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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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 힘 대통령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25일 오후 3시 당사 브리핑룸에서 최근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 등 입장을 밝히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자신의 학력 허위 조작 등으로 윤석열 후보 지지율이 급락하면서 이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26일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36.6%, 윤석열 27.7%로 나타나 오차 범위를 넘어서며 골든크로스를 지난 것으로 평가된다.    

김건희 씨는 준비한 사과문을 7분 여 정도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씨는 "안녕하세요.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입니다.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진작에 말씀드려야 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라고 시작했다.  

이어 김 씨는 "약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과 카메라 앞에 대통령 후보의 아내라고 저를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남편 처음 만난 날 검사라고 하기에 무서운 사람인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늘 같은 옷을 입고 다녀도 자신감이 넘치고 호탕했고, 후배들에게 맘껏 베풀 줄 아는 남자였습니다. 몸이 약한 저를 걱정해 밥은 먹었냐, 날씨가 추운데 따뜻하게 입어라, 늘 전화를 잊지 않았습니다"라며 개인적 소회로 이어졌다.  
 
또 김 씨는 "그런 남편이 저때문에 지금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되어 정말 괴롭습니다.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만 평가만 받을 수만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습니다.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입니다. 제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남편 윤석열 앞에 저의 허물이 너무나도 부끄럽습니다. 결혼 이후 남편이 겪는 모든 고통이 다 저의 탓이라고만 생각됩니다"라고 다소 울먹이며 최근의 심경을 밝혔다. 

이어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습니다.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습니다. 국민을 향한 남편의 뜻에 제가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합니다.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습니다.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고, 불찰입니다. 부디 용서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일부 인정을 하며 감정에 호소하는 등 '감성적' 대국민 사과를 했다. 

또 김 씨는 "저 때문에 남편이 비난받는 현실에 너무 가슴이 무너집니다. 과거의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하겠습니다. 많이 부족했습니다. 앞으로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그리고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부디 노여움을 거두어 주십시오"라고 앞으로의 계획과 더불어 재차 사과를 했다. 그러나 그런 사과 조차 국민의 눈높이에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내용은 전형적인 '감성팔이'이기 때문이다. 또 대통령 부인의 역할이나 활동 등은 공적인 부분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잘못한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그동안 너무나 어렵고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만큼은 거두지 말아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서둘러 마무리한 후 기자들과의 질의 응답없이 곧바로 당사를 떠났다. 질의 응답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돌파 사태에 대한 선대위의 염려 때문으로 보인다. 

이어 국민의힘 선대위 공보단은 최근 제기된 김건희 씨 관련 설명을 기자회견과 장문의 자료 등을 통해 일부 밝혔다. 대부분 최근 허위 논란을 일으킨 학력과 경력 관련 설명이었고 열린공감TV 와의 '쥴리' 논란과 르네상스호텔에 대해서도 일부 적극 해명했다. 그러나 국민대 박사 학위 논문, 양00 전 검사 관련 등 예민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또 윤 후보의 기치인 공정과 상식과도 아직 거리가 있어 보인다. 게다가 '남편' 윤석열 후보의 빈 자리도 유달리 커보였다. '부부일심동체'인데 오히려 한 발 물러서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그동안 제기된 김 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즉각 반응을 보였다. 남영희 선대위 대변인은 “오늘의 사과가 윤 후보 부부의 진심이길 기대한다”며 포문을 연 상태다. 이동학 최고위원도 “빵점 짜리 사과다.사과문 내용, 전달력 모두 실패했다. 무슨 잘못을 했다는 것인지 하나 마나 한 사과”라고 맹비난 했다.

아직 국민들의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26일 오후의 대국민 사과가 감성에 치우쳐, 구체적인 해명도 추가로 필요한 상태다. 이대로 '1회' 대국민 감성사과로 끝날지는, 향후 여론의 움직임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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