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영 TV의 뉴스 생방송 중 직원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메시지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외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오후 9시 31분께(모스크바 시간) 러시아 국영 채널1 TV 뉴스 방송이 진행되는 가운데 한 여성 직원이 러시아어와 영어로 반전 메시지를 적은 종이를 들어 보였다.
종이에는 "전쟁을 중단하라. 프로파간다(정치 선전)를 믿지 말라. 여기서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라는 문구과 함께 '전쟁을 반대하는 러시아인들`이라고 적어 러시아인들의 연대를 호소했다.
방송국 편집담당 직원인 마리아 오브샤니코바가 그 주인공으로 현재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기소될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난입 시위 전 촬영한 영상에서도 자신의 아버지가 우크라이나인임을 밝히면서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는 일은 범죄며 러시아는 침략 국가"라고 비난했고, "이 침략의 책임은 오직 한 사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신념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지난 몇 년 동안 채널1에서 근무하며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 정치선전을 한 것이 지금 매우 부끄럽다. TV에서 거짓말을 하도록 한 것, 러시아인들을 좀비로 만들도록 한 게 수치스럽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러시아인은 분별력 있고 영리하다. 이 전쟁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오직 러시아 국민의 힘밖에 없다"며 반전 저항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푸틴 정권은 지난 4일 SNS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으며, 러시아 의회 역시 반전 보도를 금지하는 법안을 가결하는 등 정보 통제에 힘을 쓰고 있다.
금지 법안에 따르면, 러시아 당국이 '허위'로 판단한 정보를 발신할 경우 최대 15년의 금고와 징역을 선고할 수 있다.
글= 이태문 도쿄특파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