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남이가!'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 손자, 부장 승진…이럴려고 대우건설 인수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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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남이가!' 중흥그룹 정창선 회장 손자, 부장 승진…이럴려고 대우건설 인수했나
  • 김상록
  • 승인 2022.03.17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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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대우건설 인수를 완료한 중흥그룹이 경영 개편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의 친손자인 정정길 씨를 전략기획팀 부장에 배치하는 등 3세 경영으로 오너일가 지배를 굳건히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중흥토건과 중흥건설의 대우건설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양사가 결합하면 시공능력평가액 기준 4위, 점유율 3.99%로 5위 이하 경쟁사업자들과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12월 대우건설 지분 50.97%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28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백정완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승진발령하고 사외이사 2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중흥은 조직개편을 통해 대우건설 임원 36명을 물갈이했다. 외부인사는 현대건설 출신인 민준기 안전품질본부장 전무 겸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성동 조달본부장 전무와 헤럴드 출신 박재서 법무부문장 상무, 손원균 전략기획본부장 전무 등이다.

외부인사를 대거 영입하면서 세대교체를 하는 듯 했으나, 주요 기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족 챙기기 인사'가 어김 없이 등장했다.

대우건설은 최근 단행한 인사를 통해 정정길 씨를 전략기획팀 부장에 앉혔다. 정 씨는 1998년생으로 정원주 중흥토건 부회장의 아들이다. 이를 두고 이렇다할 경력이 없는 25세 청년을 부장으로 배치했다며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해 중흥건설 대리로 입사한 정 씨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우건설로 자리를 옮기며 부장으로 승진했다.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파격 승진이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17일 한국면세뉴스에 "(정 씨의 부장 배치는) 경영수업의 일부분"이라며 "부장직급이지만 팀원으로서의 역할이다. 결재나 권한을 부여한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부장직급인데 팀원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마치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다'는 말처럼 들릴 만큼 납득이 가지 않는 해명이다.

정 씨가 부장직급을 달고 팀원으로서의 역할만 하는게 맞다면 정 씨에게는 '꼭두각시 부장'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이를 자초한 것은 중흥건설의 형평성 없는 인사 조치다.

정 회장의 사위인 김보현 헤럴드 부사장의 아들인 김이열 씨와 김이준 씨도 대우건설 사원으로 입사했다. 김 부사장은 정 회장의 딸 정향미 씨의 남편이다. 2020년 1월 공군 준장으로 퇴역 후 그해 4월 헤럴드 부사장으로 취임했다. 기존 임원의 절반 가량을 퇴사 조치시키고 그 자리를 정 회장의 가족들로 채운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호남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중흥그룹에게는 악재다. 중흥그룹 본사는 광주광역시 북구에 위치하고 있다. 정권이 교체되자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향한 비호감도가 더욱 높아지면서 호남기업들도 덩달아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는 것이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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