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폴란드를 경유해 일본에 도착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19일 오후 나리타(成田)공항에 폴란드 직행편으로 많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도착했다.
수도 키이우(키예프)에서 탈출한 마리코바 씨(75)는 지바(千葉)현 후네바시(船橋)시에 사는 딸 나타리야 씨(42)와 재회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11일 키이우를 떠나 전철과 도보로 폴란드에 대피했던 마리코바 씨는 "딸을 만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일본에 감사드린다.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딸 나타리야 씨는 "정말 기쁘지만, 이런 슬픈 재회는 없다"며 고국의 비극을 걱정했다.
우크라이나 북서부의 지토미르시에 살고 있는 후리하타 히데카츠(降籏英捷, 78) 씨는 손자 가족 등 4명과 함께 일본에 도착했다.
그는 "러시아 공격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고, 많은 희생자가 나오고 있다. 불안한 나날을 보냈는데, 일본에 도착할 수 있어 안심이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 피란민이 90일간 체류할 수 있는 단기 사증(비자)을 신청할 때 일본에 사는 친족 등의 관계를 증명하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도 되도록 절차를 줄이기로 했다.
또한, 코로나19 음성증명서를 내지 않아도 입국을 거부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뿐만 아니라, 피란민의 상황을 고려해 입국 후 당분간 지낼 수 있는 숙소를 확보하거나 음식을 제공하는 등의 지원과 함께 피란민이 장기 체류를 희망하는 경우 일본어 연수나 직업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