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상 지원 '첼시 구단주' 독극물 중독…러시아 강경파의 경고? [우크라 침공, D+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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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협상 지원 '첼시 구단주' 독극물 중독…러시아 강경파의 경고? [우크라 침공, D+33]
  • 이태문
  • 승인 2022.03.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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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 첼시 구단주가 독극물에 중독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로만 첼시 구단주와 2명의 우크라이나 협상단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 3일 키이우에서 휴전 협상 후 눈 충혈, 고통을 수반한 눈물, 얼굴과 손 피부 벗겨짐 등의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특히 로만 첼시 구단주는 몇 시간 동안 시력을 상실했고, 식사에도 어려움을 겪어 물과 초콜릿밖에 먹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3명 모두 증상이 호전돼 생명에 별다른 지장은 없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측은 이번 사건을 밝히기 위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지만, 아직 독극물의 종류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영국의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인 벨링캣(Bellingcat) 수석 조사관 크리스토 그로체프 씨는 협상단이 키이우 회담 이후 평화협상이 열리는 이스탄불로 바로 이동해 제때 샘플을 채취하지는 못했다며  "이번 공격은 살해 목적이 아니라 경고를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로체프씨는 지난 2020년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리(Alexei Navalny)가 대상이 됐던 신경작용제 중독 사건을 조사했던 전문가다.

영국 BBC는 이번 사건을 “러시아 강경파의 소행으로 추측된다. 러시아는 2018년에도 독살 시도를 한 적이 있다. 그들의 반대 세력을 향한 보복 행위는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로만 첼시 구단주는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 의혹으로 유럽연합(EU)과 영국 정부로부터 제재를 받아 영국 내 활동에 큰 제약이 생겼지만, 푸틴과의 유착 관계는 부인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로만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평화협상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미국에 제재 유예를 요청하기도 했다.

글 = 이태문 도쿄특파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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