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연대·진경준 논란·지배구조 개편까지…김정주 별세 이후 바람 잘날 없는 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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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연대·진경준 논란·지배구조 개편까지…김정주 별세 이후 바람 잘날 없는 넥슨
  • 김상록
  • 승인 2022.04.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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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이 최근 노조 연대, 뇌물 수수 의혹을 받았던 진경준 전 검사장 소송 등 대내외적인 이슈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3월 창업주 김정주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인해 어수선한 내부 상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  연대 움직임 나선 넥슨 노조

지난 18일 웹젠 노조가 임금 인상 문제를 놓고 파업을 예고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게임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분위기다.

웹젠 노동조합은 다음달 2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회사 측과 노조는 노동위원회의 조정을 거쳤지만 평균 임금 인상률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기에 넥슨 노조가 연대하기로 했다. 넥슨은 지난해 2월 전직원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를 기록했지만, 게임업계의 연봉인상 흐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

올해도 웹젠 노조의 파업을 시작으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진다면 넥슨은 고민에 빠질 수 있다. 노조의 움직임을 외면한다면 엔씨, 넷마블과 함께 '3N'으로 불리며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업체로 꼽히는 넥슨이 직원들의 처우 개선에 소홀하다는 인식이 굳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노조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노조에 끌려다니는 상황이 지속될 공산이 크다. 연봉을 무리해서 인상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실적 악화 등의 후폭풍도 고려해야 한다.

■  또 다시 소환된 '진경준'…가슴 철렁한 넥슨

넥슨의 뇌물수수 혐의 의혹을 받았던 진경준 전 검사장은 넥슨에게 달갑지 않은 존재다.

앞서 진 전 검사장이 징계부가금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는 보도가 지난 12일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진 전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징계부가금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징계 사유가 형사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돼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징계 사유를 인정하는 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진 전 검사장은 2005년 친구인 고(故) 김정주 넥슨 창업주로부터 넥슨의 비상장 주식을 매입할 대금 4억2500만원을 받아 주식 1만주를 산 후 이듬해 넥슨 재팬 주식 8537주로 바꿔 120억원대 차익을 얻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진 전 검사장은 뇌물 혐의로 기소된 직후인 2016년 8월 해임 처분과 함께 징계부가금 1015만원을 부과받았다.

1심은 진 전 검사장이 김 창업주로부터 받은 주식이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으나 2심은 주식 취득 비용을 받은 부분(주식매수대여금 보전)이 뇌물이라고 판단해 징역 7년과 벌금 6억원, 추징금 5억여원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17년 ‘추상적이고 막연한 기대만으로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례에 따라 뇌물수수 혐의를 무죄 취지로 판단해 사건을 2심으로 돌려보냈다. 이후 진 전 검사장은 2018년 5월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이에 지난해 3월 진 전 검사장은 징계부가금을 취소해 달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기나긴 법정 다툼이 이어지면서 넥슨은 '진경준'이라는 이름과 함께 '뇌물 연루 기업'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창업주는 진 전 검사장이 연루된 소송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으며 지인들에게 심적 스트레스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 안갯속 지배구조 개편

김 창업주의 사망 이후 떠오른 넥슨의 지배구조 개편 문제도 중요한 사안이다. NXC 지분 향방, 넥슨 경영권 향배를 둘러싼 여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김 창업자의 자산은 넥슨의 지주회사 NXC 지분 67.49%를 비롯해 약 13조원으로 알려졌다. 최고 상속세율 50%에 최대 주주의 주식 등에 대한 20% 가산을 더하면 유가족들의 상속 비용은 6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같은 상속세를 일시 납부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분을 매각하고 지배구조 변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 창업주의 아내인 유정현 NXC 감사가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해 현행체제를 유지하는 방법, 2019년처럼 NXC를 통째로 매각해 새로운 오너를 맞이하는 방법 등이 거론됐다.

지난 13일에는 무함마드 빈 살람 사우디아라비아 왕자가 이끄는 부펀드(Public Investment Fund, PIF)가 넥슨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PIF가 보유한 넥슨의 지분은 종전 8.14%에서 9.14%가 됐다. 다만 PIF는 단순투자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는만큼 넥슨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NXC 관계자는 "시장에 떠도는 매각설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라며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NXC는 지난 8일 연결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연매출 3조7146억원, 영업이익 1조122억원, 당기순이익 1조476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4%, 19.5% 가량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19.7% 늘었다.

넥슨은 지난 2월 실적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 848억~927억엔(약 8815억~9636억원), 영업이익 329억~397억엔(약 3420억~4127억원), 순이익은 327~380억엔(3204억원~3724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분기 기준 환율로 4%~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2~24%가량 줄어든 규모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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