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관계 확인 대신 '감성팔이쇼' 선택한 CJ '유퀴즈'…다른 일도 이런 식으로 처리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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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 확인 대신 '감성팔이쇼' 선택한 CJ '유퀴즈'…다른 일도 이런 식으로 처리할건가
  • 김상록
  • 승인 2022.04.28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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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일주일 간 침묵을 이어오던 CJ ENM이 선택한 카드는 결국 '감성팔이'였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을 비롯해 수 많은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엔터테인먼트 대기업이라고는 믿기 힘든 대응 방식이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27일 방송에서 윤 당선인의 출연 이후 불거진 논란에 대해 간접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내용은 우리는 잘못한 게 없으며 우리를 더 이상 괴롭히지 말라는 호소가 대부분이었다.

제작진은 "시국의 풍파에 깎이기도 하면서 변화를 거듭해왔지만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의 시선만큼은 목숨처럼 지키고 싶었다", "뜻하지 않은 결과를 마주했을 땐 고뇌하고 성찰하고 아파했다. 다들 그러하겠지만 한 주 한 주 관성이 아닌 정성으로 일했다", "그렇기에 떳떳하게 외칠 수 있다. 우리의 꽃밭을 짓밟거나 함부로 꺾지 말아 달라고. 우리의 꽃밭은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것이라고"라는 등의 메세지를 구구절절 늘어놓았다.

이 과정에서 정작 시청자들이 궁금해하고 알고 싶어하는 이야기들은 모두 피해갔다. 앞서 윤 당선인의 출연 사실이 알려지자 시청자들은 이에 반대하는 내용의 글을 게시판에 남겼고, 이는 진보 진영 지지자들과 보수 진영 지지자들의 싸움으로 번지며 혼란을 야기했다. "예능 프로그램에 정치인이 왜 나오냐. 벌써 권력자 행세하냐" VS "문재인 대통령이 나왔으면 '유퀴즈'를 치켜세웠을 것 아니냐" 등의 반응으로 의견이 갈렸다.

그간 유재석이 '정치인의 출연은 부담스럽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 이유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김부겸 국무총리,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에 출연 요청을 했으나 거부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CJ는 '정치 편파' 논란에 휩싸였다. CJ가 출범을 앞둔 윤석열 정부에 줄을 서는 것이라는 의심이 나오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불거졌던 CJ의 '정치권 코드 맞추기' 의혹까지 소환됐다.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사진=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화면 캡처

CJ는 애초에 문 대통령의 출연 요청을 제안 받은 적이 없다는 해명 외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문 대통령, 김 총리, 이 전 후보의 출연을 거절당했다는 주장과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을 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적어도 윤 당선인이 출연한 배경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한다. 침묵과 회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그래야만 CJ가 정치권의 외압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유퀴즈'의 정치 편파 논란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MC 유재석의 대응 역시 상당히 아쉽다.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 인물임에도 이번 논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뒤로 숨었다. 

일부 시청자들이 유재석은 아무 잘못이 없고 제작진 혹은 CJ 그룹의 문제라며 유재석을 감싸고 있지만 이같은 반응은 오히려 '국민MC'로 불리는 유재석을 방송국에서 시키는대로만 하는 '꼭두각시'로 만들 뿐이다. 

유재석이 그동안 정치인의 출연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제작진에게 밝힌 것이 사실이라면, 윤 당선인의 출연은 어떤 배경에서 이뤄진 것인지 상세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CJ ENM은 본인들이 논란을 자초했지만 막상 책임을 져야하는 상황이 오자 제3자인 것 마냥 방관해왔다. 침묵 끝에 내놓은 입장은 감성에 호소하는 메시지로 가득했을뿐 상황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 이번 논란이 금전적인 문제가 얽힌 일이었어도 이런 식으로 대응했을지 궁금하다.

한편, CJ ENM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유퀴즈' 출연 이유를 묻는 한국면세뉴스의 연락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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