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킷 벗는 재계 리더들, 삼성 LG 현대차 'MZ는 혁신, 시원하게 일하니 사업도 시원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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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 벗는 재계 리더들, 삼성 LG 현대차 'MZ는 혁신, 시원하게 일하니 사업도 시원 시원'  
  • 박홍규
  • 승인 2022.07.02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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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과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재계의 일상도 달라지고 있다. 대기업 오너와 CEO가 답답한 정장에서 벗어나 형님같이 친근한, 영(young)한 모습으로 다가서고 있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이런 여름 트렌드는 이제 대세가 됐다. 주요 총수들이 젊어지고 MZ세대가 기업의 주축이 되면서 '써머룩'이 확산 중이다. 

삼성전자 임원들도 올해 7월부터는 매주 금요일, 정장을 벗게 됐다. 이미 '자율 복장제'를 시행 중인 삼성전자지만 임원들은 '여러 이유로' 한 여름에도 정장을 입어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7월부터 매주 금요일 '캐주얼데이'를 운영하기로 했다. 시작은 경영지원실과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장 임원과 부서장 등이 대상이지만, 차츰 조직 전체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진다. 

2016년 '컬처혁신' 선언 이후 삼성전자는 남성 직원들의 반바지 착용까지 가능한 자율복장제를 시작했지만 임원들은 정장이나 비즈니스 캐주얼을 기본 근무 복장으로 삼아왔다. 그런데 이 때문에 직원들도 편한 복장이 어렵고, 조직 문화도 딱딱해 보인다는 사내외 지적이 제기되자 임원들도 동참한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좀 더 유연하고 개방적인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임원=정장'이라는 생각도 많이 바뀐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미 이재용 부회장도 주말 나들이나 공식 출장 중에 적절한 TPO를 보여주며 안목있는 패션 감각을 보여왔다. 삼성전자는 앞서 사내 게시판에 '캐주얼데이 때는 재킷을 벗고 목깃이 달린 피케 티셔츠나 라운드티, 청바지 혹은 면바지, 로퍼 및 운동화 등 캐주얼한 옷차림을 하도록' 권고해왔다. 또 경영진 보고 때도 캐주얼 차림이 가능토록 했다. 

LG전자는 이런 재계의 흐름을 시작한 기업이다. LG전자는 2018년 9월부터 임직원 자율복장 근무제를 도입했다. 지난달 30일 SM엔터와 합작한 '피트니스 캔디' 출범식에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소탈하고 깔끔한 캐주얼로 일찌감치 나타나 행사장을 사전에 둘러봤다. 또 행사 준비 계획에 맞춰, 2번이나 리허설을 진행하는 등 뉴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을 보였다. 

조 대표는 일부 취재진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며 'William(Joo Wan) cho'라고 적힌 명함을 건네, 행사 관계자들 일부는 'LG전자 사장'을 몰라보기도 했다. 또 조 대표와 함께한 임직원들도 'staff '라고 적힌 평범한, 목걸이 네임텍을 걸치고 소탈한 캐주얼로 행사를 즐겼다.

1962년 생인 조 사장은 캐나다 호주 미국 등에서 현지 근무를 오래해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익힌 것으로 보였다. 또 비즈니스 파트너가 'SM엔터'여서 좀 더 신경을 쓴 듯했다. 

또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옷차림이 올해 초 화제에 올랐었다. 권 부회장은 검은색 터틀넥과 청바지, 로퍼 차림의 파격적인 프로필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오마쥬를 보여준 것이다. 40대 총수 LG그룹 구광모(44) 회장은 운동화 차림으로 사내 곳곳에서 현장 활동을 펼쳐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대부분 계열사에 자율복장제를 시행 중인 LS그룹도 지주회사 LS 임직원들에게 자율복장제 대열에 합류케했다. 올해 초 취임한 구자은(58) 회장이 "자율과 책임의 원칙을 통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기업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해서다.

50대 총수 구자은 회장은 올해 상반기 주요 계열사 현장을 검은 피케 티셔츠 차림으로 방문해 시선을 모았다. LS의 한 임원은 "그동안 정장만 입다가 캐주얼한 옷차림을 하다 보니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담스러웠다. 그러나 옷이 달라지니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업무 효율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K·현대차 등도 이미 자율복장제를 운용 중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의선 회장이 수석부회장이던 시절인 2019년 티셔츠와 청바지 등 자율복장 근무를 정착시켰다. 'tony chey' SK 최태원 회장과 핵인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과감한 인스타 활동을 통해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대기업 오너에 대한 시선과 사내 문화에 긍정적, 선한 영향력을 발휘 중이라는 평가다. 

사진 연합뉴스, 각 사 제공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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