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배달 불발' 후유증에 시달리는 CU...향후 무더위 탈출 전략은? [KDF 2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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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배달 불발' 후유증에 시달리는 CU...향후 무더위 탈출 전략은? [KDF 24시]  
  • 박홍규
  • 승인 2022.07.08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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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이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은 지는 이미 오래다. 다양한 생필품을 갖춰놓고 동네 골목 어귀마다 위치해 접근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GS25, 세븐일레븐, CU 등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보도자료도 거의 매일 다퉈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업계 1위를 자부하는 BGF의 CU는 일반적이지 않은, 석연치 않은 자료를 연 사나흘 내고 있다. '편의점 위스키 열풍'과 '편의점 고인물 대박' 등이다. 비행이 좌초된 '업계 최초, 영월 드론 배달 상용화' 이후의 일이다.   

BGF CU가 최근 공개한 편의점 소식들.
BGF CU가 최근 공개한 편의점 소식들.

최근 BGF그룹은 지주사 BGF를 통해 BGF에코바이오를, 지난해 인수한 코프라(KOPLA) 자회사로 편입했다. 소재 부문 사업 강화가 목적이지만, 이번 합병으로 홍석조 BGF 회장 차남인 홍정혁 BGF 부사장의 지배력 확보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재계에서는 나오고 있다. 

먼저 GS25는 최근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면서, 도시락부터 간단한 조리까지 즐기는 '편도족' 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GS25는 초복을 맞이해 장어와 백숙 등 보양식 2종을 기획해 내놨다. 최근 도시락 매출이 50% 급증했다는 소식도 곁들였다. 

편도족을 위한 GS25의 초복 도시락
편도족을 위한 GS25의 초복 도시락

GS25가 분석한 최근 결과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7일까지 도시락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9.8%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도시락 매출이 2020년 7월 대비 약 15% 신장한 걸 감안하면 3배 이상 높은 신장률이다. GS25는 고물가 지속과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편의점 도시락을 즐기는 이른바 '편도족'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GS25는 16일 초복을 앞두고 '편도족'을 위해 '통민물장어도시락'과 '장수한뿌리인삼닭백숙' 등 보양식 2종을 8일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GS25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 편도족을 위한 삼복 먹거리로 이번 보양식 메뉴를 서둘러 선보이게 됐다"며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양질의 한끼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기 위해 '포켓몬 열풍'을 일으킨 세븐일레븐은 ‘포켓몬 서프라이즈 마이키링’을 단독으로 선보인다. 동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이다. 랜덤 키링의 포켓몬 버전으로 모두 30종으로 구성돼 있어, 세븐일레븐 나들이가 잦을 전망이다. 또 세븐일레븐은 해당 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이달 내 ‘짱구’ ‘산리오’ 등의 다양한 피규어 상품을 추가 출시할 예정이다. 최근 품절대란까지 나타날 정도로 인기를 모은 캐릭터 키링, 포켓몬 빵의 열기를 이어가겠다는 복안이다. 

세블일레븐의 포켓몬 키링
세블일레븐의 포켓몬 키링

세븐일레븐은 또 3월 개학 시즌을 맞아 준비한 캐릭터 토이캔디가 과자 전체의 매출 신장을 이끌고 있다고 덧붙였다. 5월 ‘토이캔디’ 매출은 전년 대비 약 6배 가량 급증했으며, 지난 6월에도 4.6배 이상 증가했다며 캐릭터 열풍을 수치로 증명했다. 

한편 업계 1위를 자부하는 BGF의 CU는 위스키 그란츠 트리플우드를 재입고 했다는 소식과 함께 '편의점 위스키 열풍'이라고 8일 알려왔다. '여름에 위스키가? 그란츠 트리플우드 위스키?'. 

CU는 ‘오픈런 위스키’ 그란츠 트리플우드 700ml를 13일부터 업계 단독으로 선보인다고 '일찌감치' 전했다. 또 CU는 그란츠(Grant’s)가 세계 3대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이며, 트리플우드는 세 종류의 오크통에서 숙성해 다채로운 맛과 향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위스키를 자주 접해보지는 못해서인지, 그란츠라는 위스키는 생소하다. 

CU 그란츠 트리플우드 위스키
CU 그란츠 트리플우드 위스키

그러나 마니아들은 이미 진가를 알고 지난 4월 위스키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며 출시 2주 만에 도입 물량의 99%가 판매됐다고 CU는 밝혔다. 또 재고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원정 구매를 떠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어 CU는 최근 3개년 양주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이 코로나19 이전 2019년 10.6%에서 2020년부터 59.5%, 2021년 99.0%로 가파르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올 상반기에도 15% 내외를 기록한 다른 주류와 달리 위스키는 매출신장률이 48.9%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와 거리두기 여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과 주류가 룸살롱과 위스키 아닐까?). 그러나 CU는 최근 편의점 양주 매출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고, 큰 비중을 차지하던 40대는 소폭 줄었다고 부연 설명했다. 

또 7일에는 CU가 업계 최초 제작한 숏폼 드라마 '편의점 고인물'이 6월 27일 첫 방송 이후 누적 조회 1600만을 기록했다고 알렸다. 열흘만에 1600만이면 대단한 수치다. '편의점 샛별이'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그러나 고인물의 9년 차 스태프 '하루'가 누구인지 화제에 오르지는 않았다) 

앞서 CU는 6일 '업계 최초 드론 배달을 상용화한다'며 홍보에 나섰지만, 하루가 채 안 돼 서비스 시행을 연기하는 촌극을 빚었었다. BGF는 전날 오전 각 언론사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영월군과 손잡고 이달 8일부터 드론 배달을 상용화한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드론 배달 서비스를 상시 운영하는 것은 CU가 업계에서 처음"이라고 밝혔다. (알려드립니다. BGF CU는 8일 오후 6시께 '드론 배송 최초 계획대로 8일 성공적으로 시행'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드론 배송 상용화에 대해 '비행 금지 구역' 등 현실적 문제가 많아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참고로  D피자의 경우 지난해 가을 세종시에서 200여 배달을 수행했지만 다시 지자체와 논의 중에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편집자 주)  

드론 배달 서비스 운영점은 강원도 영월군에 위치한 'CU영월주공점'이다. 배송 가능 지역은 점포로부터 약 3.6km 거리에 위치한 오아시스글램핑장이다. 그러나 이날 오후 BGF는 같은날 오후 "금일 안내 드린 드론배송 일정이 기존 7월 8일에서 영월군의 사정으로 인해 약 1주일 연기가 되었다. 조금 전 영월군에서 전달 받은 사안으로 급히 안내 드리게 되었다"며 "혼선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전했다. 

6일 강원도민일보에 따르면 드론배송 서비스 업체로 선정된 A 업체가 이날 오후 3시까지 항공안전기술원의 비행 승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BGF와 영월군이 기본적인 비행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성급히 서비스를 진행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BGF 관계자는 7일 한국면세뉴스와의 통화에서 "외주업체의 서류 누락이 있었다. 그걸 취득하느라 연기가 됐다"며 "영월군이 헤드쿼터를 맡고 있고 모든걸 총괄한다. 우리는 파트너사에 들어가있고 모든 허가는 영월군에서 주도하는걸로 알고 있다"고 영월군에 화살을 돌렸다. 

BGF의 이런 해명은 영월군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문제는 자신들과 별개라는 입장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애초에 왜 '업계 최초 드론 배달 상용화'를 강조했는지 의문이지만, 굳이 영월군 담당에게 사실을 확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국내 편의점 업계 1위가 '잘 되면 내 탓, 안 되면 남 탓' 같은 옹졸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앞선 지난 6월에는 CU 편의점 본사 직원이 가맹점주의 의사를 묻지 않고 임의로 제품 발주를 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돼 도마에 올랐었다. 편의점 가맹점주 온라인 카페에는 "SC(스토어 카운셀러)가 임의로 상품을 발주해 본인 실적을 챙긴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었다. 동대문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김 모씨는 본인이 주문하지 않은 제품들이 입고된 것을 확인하고, 담당 영업관리자에게 연락을 했다. 그러나 관리자는 "바쁘실까봐 대신 주문을 넣어드렸다"는 등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고 점주는 전했다. 

BGF 홍보팀 관계자는 한국면세뉴스에 "해당 보도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익명으로 올라온 내용을 기사화한 것이다. 지역 및 내용 등에 대한 팩트체크가 전혀 되지 않았다"며 "사실관계와 별개로 가맹점의 상품 발주는 가맹점주의 고유권한으로 영업관리자의 임의 발주행위를 관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BGF 홍석조 회장과 차남 홍정혁 부사장
BGF 홍석조 회장과 차남 홍정혁 부사장

그러나 홍보가 전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스마트 시대의 현실이다. 전략에 따라 회사의 사활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라고 다르지 않다. 따라서 업계 1위를 자부하는 회사라면 좀 더 솔직하고 현실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편의점 도시락'이나 '포켓몬 열풍'은 모든 사람들에게 익숙한 풍경이다. 그런데 '편의점 위스키 열풍'과 '편의점 고인물 대박'은 '드론 배달 불발' 해프닝을 포탈에서 서둘러 지우기 위한 고육책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회사의 발전을 위해 진지한 내부 고민에 들어가야 할 단계다.   

사진 각 사 제공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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