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격범 횡설수설 "엄마가 빠진 종교단체와 관련 있다 봐...', 바이든, 조기 게양 지시 [아베 총격 사망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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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총격범 횡설수설 "엄마가 빠진 종교단체와 관련 있다 봐...', 바이든, 조기 게양 지시 [아베 총격 사망 충격] 
  • 박홍규
  • 승인 2022.07.09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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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아베 전 일본 총리가 전 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격으로 사망해 일본 열도는 물론 전 세계가 충격에 빠졌다. 바이든 미 대통령은 주미일본대사관저를 찾아 조문을 했고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전 자위대원으로 알려진 총격범은 "아베가 어머니가 빠진 종교단체와 관계 있다고 봐 그동안 노려왔다"고 진술해 일본을 경악케 했다. 밤 사이 아베 관련 간추린 소식들이다. 

바이든, 日대사관저 찾아 아베 前총리 조문…"조기 게양 지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피격 사망과 관련해 빈소가 마련된 주미일본대사관저를 찾아 조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에 있는 도미타 코지 주미일본대사의 관저를 방문해 조문록에 애도의 글을 남겼다. 그는 조문록에 "바이든 가족과 모든 미국인을 대신해 아베 가족과 일본 국민에게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미타 대사를 감싸 안으며 위로했고, 준비한 조화를 전달하기도 했다.

주미일본대사를 위로하고 조문록을 쓰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로이터 EPA=연합뉴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조문과 별개로 미 정부기관에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이날 포고문을 내고 "일본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총리를 역임한 아베는 일본 국민의 자랑스러운 종복이자 믿을만한 미국의 친구"였다며 "그는 피격 순간까지 일생을 바친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아베 전 총리를 기리는 존경의 표시라면서 백악관을 비롯한 모든 공공건물 및 부지, 모든 군사 거점과 해군 기지, 미 전역에 있는 모든 해군 함정에 조기를 게양할 것을 명령했다고 밝혔다. 또 미 대사관과 영사관, 공사관은 물론 군사시설과 해군 선박 등 해외의 미국 시설물에도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조기 게양 기간은 오는 10일 일몰 때까지다.

아베 신조(67)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41)는 어머니가 빠진 종교 단체와 아베 전 총리가 연관된 것으로 생각해 살해했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됐다. 9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가 단체에 빠져들어 많은 기부를 하는 등 가정생활이 엉망이 됐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그가 특정 종교 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원한이 있었다"며 "이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워 아베 전 총리가 (그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며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서 죽이려고 했지만, 정치 신조에 대한 원한은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야마가미가 특정 종교단체 간부의 이름을 거론하며 "이 간부를 노릴 생각이었다"는 취지의 진술도 했다고 보도했지만, 용의자가 거론한 종교단체 간부는 사건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야마가미는 자민당 홈페이지에서 아베 전 총리가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가두 유세를 하는 사실을 알고 전철로 범행 현장에 도착했다고 말했다. 또 야마가미는 정치적으로 우익 성향인 아베를 노린 확신범이 아니라, 어머니가 빠진 특정 종교단체가 아베와 연결돼 있다고 믿고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검은 테이프로 감긴 사제 총을 압수했으며 자택 압수수색에서도 사제 총 몇 정과 화약류를 압수했다. 그는 2002∼2005년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재직했으며 당시 소총의 사격과 해체 조립에 대해서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야마가미는 또 2020년 가을부터 교토부에 있는 창고에서 지게차 운전 일을 했지만 '힘들다'며 올해 5월 퇴직해 현재 무직으로 알려졌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 오전 11시 30분께 나라시에서 가두 유세를 하던 도중 야마가미가 7∼8m 떨어진 거리에서 쏜 총에 맞고 쓰러진 뒤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과다 출혈로 같은 날 오후 5시 3분에 숨졌다. 

나라현 경찰은 "외형으로 보면 분명히 사제 총이다. 길이 40㎝, 높이 20㎝였다"며 "용의자의 자택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사건에 사용된 것과 유사한 사제 총을 몇 정 압수했다"고 밝혔다. 야마가미는 "권총과 폭발물을 지금까지 여러 개 제조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전 총리는 두 차례에 걸쳐 총 8년 9개월 총리로 재임한 일본의 역대 최장수 총리다. 집권 자민당 내 대표적 강경파 인사로,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이끌었다. 그는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필생의 과업으로 삼았으나 여론 악화와 2020년 초 코로나19 확산 등의 영향으로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났다.

경제 측면에서는 잃어버린 20년을 회복하겠다면서 막대한 돈풀기를 특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를 앞세웠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퇴임 후에도 그는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유지했다. 그의 동생 기시 노부오는 방위상이다.

아베 전 총리 집권 기간 한일 관계는 악화 일로였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한국 대법원의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 노동자 피해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크게 훼손됐다.

사진 로이터 EPA 연합뉴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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