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양대 응미 5인방, "식당 음식 이제 담아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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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양대 응미 5인방, "식당 음식 이제 담아 가세요~"
  • 박주범
  • 승인 2022.07.18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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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왼쪽부터)강효은, 강은지, 장유진, 이채린, 김혜원 학생이 다회용기 존 식당 앞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텀블러를 갖고 다니는 이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요즘 다회용기 활성화를 위해 '손으로 디자인하고 발로 뛰어 스티커를 붙이는' 대학생 5인방이 나타났다.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21학번 강은지(21), 강효은(21), 김혜원(23), 이채린(23), 장유진(21) 등 5명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한 전공수업 과제인 '사회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디자인' 프로젝트를 구상하던 중 자취생이 락앤락 등 다회용기을 갖고 식당 음식을 담아 가면 일회용품이 절감된다는 '다회용기 존(Zone)'을 기획했다. 

장유진 학생은 "평소 자취하는 친구들이 배달이나 픽업하는 음식 용기가 모두 일회용이라 환경에 좋지 않겠다 생각했는데 마침 사회적으로 '용기내 챌린지' 캠페인이 확산되고 있었다"며 이 캠페인에서 다회용기 존의 힌트를 얻었다고 밝혔다.

다회용기 존 식당 사장님이 손님이 갖고 온 그릇에 음식을 담고 있다.

다회용기 존은 말 그대로 일회용이 아닌 여러 번 음식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나 용기로 식당 음식을 담아 집으로 갖고 가는 것을 의미한다. 소비자는 환경을 구하고 음식점 사장님은 포장비를 줄일 수 있다.

김혜원 학생은 "일부 식당 사장님들은 줄인 포장비 만큼 음식을 더 주시거나 다른 보너스 메뉴를 주시기도 한다"며 이번 프로젝트의 긍정적인 모습을 전했다.

이들은 한양대 주변 식당들을 일일이 찾아가 승낙을 받고 '다회용기 존' 스티커를 출입문에 붙이는 작업을 학기 초부터 꽤나 오랫동안 했다.

장유진 학생은 "평소 다회용기에 대한 생각이 있어도 어떤 식당이 가능한지, 어느 용량을 가져가야 먹고 싶은 메뉴를 담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모르니 그냥 플라스틱에 담아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스티커를 붙여 다회용기가 가능한 음식점임을 알리고 앱을 통해 각 식당 메뉴의 용량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등록된 음식점은 한양대, 왕십리 주변으로 34곳. 지난 3월부터 발품 판 결과로는, 많으면 많다고 할 수 있고, 적으면 적다고 할 수 있다.

식당 출입문에 부착된 다회용기 존 스티커

김혜원 학생은 "이 프로젝트를 실행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아무리 좋은 시도라도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근본적으로 있지 않고서는 힘들다는 것"이라며, "인식 변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프로젝트의 의미와 모습이 널리 알려지는 것이 절실히 필요했다"고 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어떻게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나?

A. 그릇에 담아가면 플라스틱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이제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어느 식당이 그릇에 담아줄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한때 사회적으로 이슈였던 '노 키즈존(No kids Zone)'처럼 문에 표시를 해두면 많은 이들이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Q. 식당 사장님들 설득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된다.

A. 가게 홍보가 될 것이라고 어필했다. 인스타그램에 스티커를 부착한 가게를 소개하고 용기 크기도 함께 알려주는 카드뉴스 형식의 글을 작성해 업로드했다. 대부분의 사장님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주셨다.

Q. 수업 과제인데 계속 이 캠페인을 진행할 것인지

A. 최근 프로젝트에 대한 영상을 제작해 유튜브에 업로드했다. '다회'용기 프로젝트인데 '일회'성으로 끝내기는 너무 아쉽지 않나. 지금 방학 중이라 멤버들이 모두 모일 시간이 부족하지만 최대한 5명의 생각을 모아 계속 진행하는 방향으로 논의하는 중이다.

Q. 계속 한다면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듯하다. 이를테면 각종 비용이나 시간 등등

A. 사실 비용적인 부분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스티커 한 장에 1만원이 드는 등 상당한 비용이 소요됐다. 앞으로 지속가능한 프로젝트를 위해 환경 공모전이나 배달앱 등 유관 기업들과의 제휴 등을 고려하고 있다. 시간은 어떻게 해서든 뺄 것이다.(웃음)

큰 일은 항상 작은 움직임에서 시작된다. 한양대학교 응용미술교육과 5인방이 기대되는 이유다.

아!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보니 참여를 이끌어 낼 홍보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홍보가 정말 시급하다"며 언론 등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주실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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