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도권을 포함한 중부지방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인천 등 곳곳에서 지반침하(싱크홀)와 정전, 누수 등 사고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8일 소방당국과 한국전력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경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에서 낙뢰로 인한 정전이 발생했다. 아파트에 거주하는 241세대가 약 40분간 전기를 쓰지 못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에는 동대문구 제기동역 인근 보도에는 가로 1m, 세로 50㎝, 깊이 60㎝의 싱크홀이 발생했다. 동대문구청 관계자는 "현장 조사 결과 하수관 파손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수도권 강수량은 서울 80.0㎜, 연천 173.5㎜, 포천 140.5㎜, 양주 114.5㎜, 가평 113.5㎜다. 경기북부와 강원영서북부에 특히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 경기 연천군 중면은 이날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수량이 173.5㎜에 달했다. 강원 철원군 동송읍 장흥리는 139.0㎜로 집계됐다.
인천에서는 130㎜ 넘는 폭우가 쏟아진 8일 오후 미추홀구 도화동의 한 재래시장 입구에는 연신 빗물이 차올랐다. 상인들은 세찬 빗줄기에 흠뻑 젖은 좌판 물건을 안으로 옮기느라 바빴다.
시장에는 이날 오전 사람 무릎 높이까지 흙탕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점포 30곳가량이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한 상인은 "오늘처럼 심한 건 처음 본다"며 "순식간에 흙탕물이 들이치는 바람에 물건은 다 젖었고 심장이 떨려 청심환까지 먹었다"고 말했다.
이날 인천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주안역 입구 사거리 인근 상가에서도 일찌감치 영업을 중단했고, 중구 신포국제시장 인근에도 한때 빗물이 차 소방당국이 배수 지원에 나섰다.
이날 오전 8시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가 정오에 호우경보로 격상됐다. 강우량은 이날 오후 6시까지 인천 135㎜, 부평구 113.5㎜, 영종도 90.5㎜, 중구 인천공항 85㎜, 서구 경서동 77.5㎜ 등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5시 현재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엔 호우특보, 전북북부와 경북북부를 제외한 남부지방과 제주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져 있다. 충청을 '경계선'으로 나라가 '호우지역'과 '폭염지역'으로 둘로 갈렸다.
사진=연합뉴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