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세 모녀와 복지 사각지대 [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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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세 모녀와 복지 사각지대 [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08.2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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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로 반복되는 극단적 선택

지난 2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한 다세대 주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는 일가족으로 보이는 여성 시신 3구가 발견됐다. 경찰은 시신의 부패가 상당히 진행되어 신원 확인이 어렵지만, 이들이 암 환자인 60대 어머니와 희귀병을 앓고 있던 40대 두 딸로 보고 있다.

어머니가 남긴 유서에는 “지병과 빚으로 생활이 어려웠다”며 생활고에 시달린 듯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전해졌다. 숨진 세 모녀는 투병과 생활고 등으로 고통을 당했지만, 기초생활수급 혜택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 세 모녀가 살던 권선구의 다세대 주택 현관문에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다. 연합뉴스.  

주소지는 화성시이고 실거주지가 수원시였기 때문이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의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회 안전망이 매우 형식적이고 부실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예이다.

우리는 늘 어떤 사건이 터지면 온 나라가 어김없이 끓어오른다. 언론이 앞장서서 보도하고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가 나서서 호들갑을 떤다. 그러나 늘 입으로만 대책을 떠들어대며 땜질식 처방이 난무할 뿐이고 몇 년이 지나면 같은 사건은 또 생기면서 반복된다. 

지난 2014년 2월 서울 송파구의 지하방에 살던 세 모녀가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사건’은 우리나라의 부실한 사회안전망에 대한 경종을 울린 대표적인 사건으로 지금까지도 인구에 회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10대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하며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지만, 그 찬란한 영광과 빛 뒤에는 오늘도 처절하게 하루를 연명하며 사각지대에서 허덕이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정부와 관계 당국은 알아야 한다. 이런 비극이 되풀이될 때마다 정부와 광역·기초 자치단체는 앞다투어 땜질식 처방을 쏟아내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결국은 모두 공염불에 그치고 만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오전 대통령실 출근길에 도어스태핑(약식회견)을 통해 “수원 다세대 주택에서 세 모녀가 중증 질환과 극심한 채무에 어려운 삶을 이어가면서 고통스러운 삶을 마감한 기사를 다 보셨을 것”이라며 “복지정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안 되는 그런 주거지를 이전해서 사는 분들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중앙정부에서는 이분들을 잘 찾아서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자치단체와 협력해 이런 일들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으로서 어려운 국민들을 각별히 살피겠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또다시 말 잔치로 끝내지 말고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 유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실질적이고 근본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이번에야말로 사회적인 사각지대에 신음하며 그 어느 곳에도 고통을 호소할 수 없는 국민을 적극적으로 찾아내서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

우리는 세계 일류 IT 강국인 만큼, 과도한 빚 독촉이나 생활고 등으로 주민등록을 할 수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아내 전산화하고 이들이 삶의 어려움에서 헤쳐나올 때까지 국가는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한국면세뉴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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