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법원과의 전쟁 [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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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법원과의 전쟁 [안창현의 돋보기]
  • 박홍규
  • 승인 2022.09.0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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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은 이준석 전 대표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해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했고 법원이 ‘주호영 비대위원장의 직무를 본안 소송이 끝날 때까지 정지하라’며 사실상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대한민국의 정치가 정치로 문제를 풀지 못하고 법원으로 넘어가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당헌까지 바꿔가면서 다시 도돌이표 비대위를 꾸리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밀어붙이는 양상이고 이 전 대표 역시 당에서 정하는 일마다 사사건건 법원에 가처분을 예고하며 국민의힘 당 내분은 이제 ‘법원과의 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충청권 출신의 5선 중진인 정진석 국회 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정진석 부의장은 “축배가 아닌 독배여서 더 이상 피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전 대표는 7일 자신의 SNS에서 새로운 비대위원장으로 박주선 전 국회 부의장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 “박주선 의원님은 훌륭한 분입니다. 꼭 모셔주세요”라며 “아, 가처분은 합니다”라고 말해 누가 비대위원장이 돼도 효력정지 가처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정진석 비대위도 추석 연휴 이후 또다시 가처분의 심판대에 오를 것으로 보여 법원의 판단에 집권 여당의 상황이 좌지우지되는 정당사상 유례가 드문 초유의 사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치적인 사활이 걸린 이준석 전 대표로서는 물러설 곳이 없는 배수의 진으로 인식하기 때문이지만, 100명이 넘는 국회의원이 있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그만큼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국내 정당은 아직도 당내 민주화를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대통령이나 당 대표의 입김이 작용하며 줄을 서는 후진적인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당이 민주주의의 근간을 갖춘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전근대적이고 제왕적인 리더십에 의존하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둘러싼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과 ‘검핵관(검찰 출신 관계자)’ 등의 신조어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득세하고 권력을 장악했다면 이 역시 민주주의 국가의 시스템은 없고 인치(人治)에 의존하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다른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하고, 그 의미를 생각할 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다”며 “오로지 글로벌 경제위기, 재난에 대해 국민들을 어떻게 살필 것인지 대응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한 말처럼 대통령과 당 안팎에서 호가호위하는 윤핵관과 검핵관 등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시급히 시스템을 갖춰 그 시스템에 따라 국가와 당이 운영되도록 시급히 주변을 정리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벌어진 50여 명에 이르는 대통령실의 인적 청산이 이뤄지면서 또다시 토사구팽 논란이 벌어진 일과 관련해서도 사적 채용에 관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국민에게 솔직히 사과하고 새 출발을 해야 한다.

국민의힘 역시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꼼수에 의존하며 밀어붙여 당의 분란이 법원으로 비화하는 우를 범하지 말고 정치적으로 풀 문제는 서로 대화를 통해 정치력으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그렇게 인식의 대전환이 일어나기 전에는 국민의힘의 ‘법원과의 전쟁’ 쇼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국민의 짜증만 증폭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법원과의 전쟁'이 아니라 '물가와의 전쟁', '민생을 위한 전쟁'을 선포하고 매진해야 하며 ‘국민은 아마추어 권력의 미숙한 정치를 더 이상 기다릴 인내심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도 반드시 깨달아야 한다.

한국면세뉴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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