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년 재위 수많은 기록 엘리자베스 2세, 1999년 한국 방문 등 42번 지구촌 돌아  [英여왕 서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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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년 재위 수많은 기록 엘리자베스 2세, 1999년 한국 방문 등 42번 지구촌 돌아  [英여왕 서거▶◀] 
  • 박홍규
  • 승인 2022.09.09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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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96세로 서거했다. 영국인의 정신적 지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이 세상을 떠나면서 한 시대도 저물었다. 영국 왕실은 8일(현지시간) 여왕이 이날 오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이어 왕위 계승권자인 여왕의 큰아들 찰스 왕세자가 즉시 찰스 3세로서 국왕의 자리를 이어받았다. 여왕은 현대사의 산 증인이었으며 지구촌의 여왕, 모두의 여왕이었다.  

1999년 방한 당시 서울미동초등학교에서 환영을 받는 여왕의 생전 모습. 연합뉴스
1999년 방한 당시 서울미동초등학교에서 환영을 받는 여왕의 생전 모습. 연합뉴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70년의 재위 기간 여러 방면에서 기록을 남겼다. 여왕은 영국의 군주이자 영연방의 수장으로 70년 4개월간 집권했다. 이는 영국 역사에 등장하는 어떤 군주보다도 긴 재위 기간이다. 이전 기록은 1901년까지 63년 7개월 2일 동안 통치한 증조할머니 빅토리아 여왕이 보유하고 있었다.

여왕은 96세의 나이로 사망할 때까지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군주이자 국가 원수였다. 여왕은 왕위에 오른 1952년 이후 100개 이상의 국가를 여행했고, 영연방 국가는 150번 이상 방문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계 일주를 42번 한 것과 맞먹는 거리를 여행한 셈이다. 

가장 많이 찾은 나라는 캐나다로, 22번이나 방문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를 13번이나 방문했는데 현지에서는 프랑스어를 썼다. 1953년 11월부터 1954년 5월까지 총 168일 동안 13개국을 방문한 것이 여왕의 가장 긴 해외여행이었다. 

여왕은 21세 공주로서 영연방에 봉사하는 삶을 살기로 서약했다. 그는 2만1000개의 공약을 이행했고 4000개의 법안을 승인했으며, 112개국 국가 원수의 국빈 방문을 주최했다. 여왕이 국빈으로 맞이한 국가원수 중에는 하일레 셀라시에 에티오피아 황제(1954년), 히로히토 일왕(1971년), 레흐 바웬사 폴란드 대통령(1991년),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2011년) 등이 포함됐다. 버킹엄 궁전에서는 정원 파티가 180번 이상 열렸고, 150만명 이상이 참석했다.

여왕의 재위 기간 임명된 영국 총리는 총 15명이었다. 첫번째 총리는 윈스턴 처칠(1952∼1955년)이었고, 마지막은 이달 6일 취임한 리즈 트러스였다. 여왕은 보통 매주 버킹엄 궁전에서 역대 총리들과 사적인 접견을 하고 국사를 의논했다. 그는 재임기간이 겹치는 미국 대통령 14명 가운데 린든 B 존슨을 제외한 13명을 만났다. 가장 마지막에 만난 인사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었다. 

여왕은 16세기 헨리 8세 치하에서 탄생한 영국 국교회의 수장으로서 요한 23세(1961년), 요한 바오로 2세(1980년, 1982년, 2000년), 베네딕토 16세(2010년), 프란치스코 1세(2014년) 등 4명의 교황을 만나기도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00세를 맞은 노인에게 약 30만 장의 축하 카드를 보냈고, 결혼 60주년을 맞은 부부들에게도 90만장 이상의 카드를 보냈다. 여왕의 혼인 기간은 73년으로, 이 역시 영국 군주의 또 다른 기록이다. 남편인 필립공은 작년 4월 99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여왕을 위한 초상화는 여왕이 7살이 되던 해부터 그려졌다. 현재까지 그려진 초상화는 200여장이 넘으며 대부분 전통적인 스타일로 제작됐다. 

여왕은 1996년에 중국 본토를 방문한 최초의 영국 군주가 됐다. 그는 또 미국 워싱턴 하원 의회에서 연설한 첫번째 영국 군주이기도 했다. 이메일이 일반화되기 전인 1976년 3월 26일 영국 국방부 연구시설을 찾았다가 시험 삼아 이메일을 보내 이메일을 사용한 최초의 국가원수다. 1997년에는 버킹엄 궁전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2014년에는 처음으로 트윗을 보냈고, 2019년에는 인스타그램에 데뷔했다. 여왕은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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