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정상회담?, 약식회담과 간담 [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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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정상회담?, 약식회담과 간담 [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09.2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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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2일 오전(한국시간) 1시 25분부터 약 30분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이 만남을 우리 대통령실은 약식회담(略式會談)이라고 했고 아사히신문,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간담(懇談)’이라고 썼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회담을 ‘어떤 문제를 가지고 거기에 관련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토의함. 또는 그 토의’라고 했고 간담에 대해서는 ‘서로 정답게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라고 나와 있다.

양국의 정상 간에 만난 것이 회담이든 간담이든 그 단어 자체보다는 실질적인 성과가 중요하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아사히 신문 온라인판 캡쳐
아사히 신문 온라인판 캡쳐

우선, 두 나라의 정상이 만나는 정상회담은 양국에서 사전에 충분한 외교적인 협의를 거쳐 일시, 장소 등에 대해 합의하고 공식적으로 함께 공표하는 것이 상식인데 우리가 먼저 발표했고 일본은 발표도 하지 않은 채, ‘미정이다’, ‘안 한다’ 했다. 기시다 총리도 미국으로 출국 직전까지 ‘안 하겠다’고 해 사전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했다.

또 대통령실 말대로 약식정상회담이라면 양국이 함께 정한 장소로 해야 하는데, 이번에 만남을 가진 곳은 유엔총회장 인근의 콘퍼런스 빌딩으로 이곳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참석하는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의 친구들’ 행사가 개최됐고 윤석열 대통령은 걸어서 이곳으로 찾아가는 형식을 취해 문 앞에는 일본 기자들만 있었고 우리 취재진은 없는 기묘한 장면이 연출됐다.

결국, 기시다 총리가 참석한 행사장으로 찾아간 모양새가 된 것이다.

이상한 것은 또 있다. 대통령실 말대로 정상회담이라면 회담 장소에 양국 국기가 있어야 하는데 사진에는 양국 정상만 있고 뒤에는 양국 국기가 없었다. 일본 정부와 언론이 말하는 간담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정상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의제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회담 전에 양국의 외교 당국자 간 의제 조율을 통해 본회담에서 논의하고 작든 크든 결과물이 나와야 하는데 이번에는 만남 자체가 결과물일 수밖에 없다.

요미우리신문 22일 자 인터넷판은 “두 정상은 징용공(강제징용 노동자,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 등을 염두에 두고 양국 현안을 해결하고 건전한 한일관계로 되돌려야 할 필요성을 공유했다”며 “정상 간 의사소통을 계속하는 것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일본 정부는 이번에 징용공 문제 해결이 전망되지 않는 가운데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판단해 공식적인 회담으로 규정하지 않았다”며 “다만 남측의 관계 개선 자세는 평가하고 있으며 비공식 간담으로 대화에 응했다”고 썼다.

요미우리는 이어 “두 정상은 현재의 전략환경에서 한일은 중요한 이웃이며 한·일, 미·일의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대북 대응에서도 공조를 확인하고, 윤 대통령은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일본의 대응을 재차 지지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만남은 덕담 몇 마디 주고받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대해 일본을 지지한다고 해 기시다 총리에게 정치적인 선물만 던져주고 아무것도 건지지 못한 채 돌아온 참담한 결과를 안고 온 셈이다.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청두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간 양자회담을 한 후 2년 9개월 만에 한일 정상 간의 만남은 성과는 물론이고 사진 한 장 제대로 없는 초라함을 넘어 만남을 위한 만남이 됐다. 또 약식정상회담이라는 말뿐인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윤석열 대통령의 무리한 보여주기식 형식 외교가 일본 앞에서 비굴한 모습으로 비쳐 국민의 자존심마저 상하게 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한국면세뉴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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