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과 지록위마(指鹿爲馬) [안창현의 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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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과 지록위마(指鹿爲馬) [안창현의 돋보기] 
  • 한국면세뉴스
  • 승인 2022.09.23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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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秦)나라 환관 조고(趙高)는 시황제가 죽자 유조(遺詔)를 위조, 태자 부소(扶蘇)를 죽이고 어리고 어리석은 호해(胡亥)를 황제로 옹립했고 스스로 승상이 되어 조정을 장악했다. 

조고는 반대파를 가려내기 위해 사슴 한 마리를 어전 밖에 끌어다 놓고 호해에게 “폐하, 저것은 참으로 좋은 말입니다. 폐하를 위해 구했습니다”라고 하자 “승상은 농담도 심하시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니(지록위마 : 指鹿爲馬) 무슨 소리요?” “아닙니다. 말이 틀림없습니다”

조고가 우기자, 호해는 신하들을 둘러보며 “아니, 경들이 보기에 저게 뭐 같소? 말이오, 아니면 사슴이오?”라고 묻자 대부분 조고가 두려워 “말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고사성어에 나온 말이 지록위마(指鹿爲馬)다. 진시황에 의해 천하가 통일된 후, 진나라는 조고라는 간신에 의해 3대도 못 가고 멸망의 길을 걸었다. 이처럼 지록위마(指鹿爲馬)는 윗사람을 농락해 권세를 휘두르거나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것을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 막말 관련 기사를 다룬, 더 가디언 온라인판 캡처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한 막말이 연일 화제의 중심이 되고 있다. 지난 21일(미국 현지시간) 열린 글로벌 펀드 재정공약회의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동안 만남을 가진 직후 행사장을 나설 때 국내 한 언론의 동영상에 잡힌 막말 발언이 국내 언론은 물론이고 AFP, 블룸버그, 더 가디언 등 외신에 타고 전 세계로 번지며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장관 등을 향해 “(미국)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냐”라 말했다고 알려졌고, 이 뉴스는 온 나라를 하루 내내 떠들썩하게 하며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켰다.

그러자 하루 뒤인 22일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짜깁기와 왜곡으로, 국익 자해행위”라며 “(우리)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기에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며 “또 윤 대통령 발언에 이어 '우리 국회에서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박 장관의 말은 영상에 담겨 있지도 않은 것”이라고 강변했다.

김 수석의 말대로라면 윤 대통령이 “(우리) 국회에서 이XX들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발언한 것이 된다. 누가 들어도 분명히 바이든이라고 들리는데, 말을 한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 김은혜 수석 귀에만 ‘바이든’이 ‘날리면’으로 들리는 것인가?

더군다나 언론인 출신이라는 김 수석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언론을 상대로 해서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것인가? 또,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 해도 우리 국회(야당)를 향해서는 그런 막말을 해도 된다는 것인가?

한마디로 말실수였다고 깔끔하게 사과하면 될 일을 거짓말로 호도하며 논란을 증폭시키고 새로운 거짓말을 만들어 내야 하는 우(愚)를 범하는 것은 아닌지 실로 걱정이 앞선다.

영국의 정론지 중 구독자가 가장 많은 일간 신문 중 하나인 ‘더 가디언(The Guardian)’은 22일(현지시간) 자 온라인판에 AFP의 “South Korean leader’s hot mic US criticism goes viral(한국 지도자의 뜨거운 마이크(막말) 미국 비난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는 기사를 전재했다.

이 기사는 “이미 사상 최저의 지지율과 싸우고 있는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주요 동맹국인 미국에 대한 그의 비하 발언이 핫 마이크에 포착된 후 다시 곤경에 빠졌다”며 “이러한 자(XX)들이 의회에서 통과시키지 않는다면 바이든이 어떻게 체면을 잃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고 썼다.

또 “윤 대통령의 발언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은 게시된 지 몇 시간 만에 200만 건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고, 목요일 한국 트위터에서 ‘fuckers’가 1위를 차지했다”며 “‘대통령의 말과 행동은 국가의 존엄입니다’라고 한 유튜버는 썼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조잡한 발언은 바이든 부통령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글로벌 펀드에 대한 미국의 자금 지원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은 한국의 주요 안보 동맹국이며, 미국은 핵무장을 한 북한에 대항하기 위해 약 2만7000명의 병력을 한국에 주둔시키고 있다”고도 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혈맹인 미국 의회와 대통령을 모독한 발언은 국익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한 대한민국의 체면을 구긴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우리 국민과 미국 국민에게 즉시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하며 다시는 이렇게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민을 망신시키는 일이 없도록 석고대죄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과 대통령실 참모들은 미국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물러난 이유가 거짓말 때문이었다는 것도 명심하고 반성해야 한다.

강대국 가운데서 고도의 외교술로 나라와 국민의 생존을 모색해야 할 우리나라의 운명에서 대통령은 말 한마디를 할 때마다 살얼음판을 걷는다는 심정으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면서 말을 아껴야 함은 물론 타국을 존중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국익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면세뉴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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