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희 농협회장에게 여야 막론 국감 집중 포화 '우영우'까지...소병훈 위원장 "서대문 복마전, 농협 개혁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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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희 농협회장에게 여야 막론 국감 집중 포화 '우영우'까지...소병훈 위원장 "서대문 복마전, 농협 개혁 시급!!"
  • 박홍규
  • 승인 2022.10.07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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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이슈, 7일]  

국회 국정감사가 7일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여성 임원 불모지'로 앞서 밝혀진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등이 오전 10시부터 서대문구 농업협동조합중앙회 본사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게 국정감사를 받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에 대한 냉엄한 질타가 여야 구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 의원들의 감사 질의 내용도 매우 심각해 국감 이후 농협의 앞날에 대해 진지한 숙고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이런 농협은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7일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농협중앙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은 7일 "수확기에 대비해 벼 매입자금 2조1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농협중앙회에서 열린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이번 수확기 역대 최대 물량인 45만t의 시장격리가 추진돼 농업인들의 근심이 많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농협은 원활한 매입이 이뤄지도록 창고 확보를 위해 무이자 자금 3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이어 "410억원을 투입해 쌀 산업 육성과 소비 촉진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농협이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과 소상공인의 경영안정을 지원하고자 3600억원 규모의 '국민과 함께하는 따뜻한 동행 사업'을 시행하면서 물가 급등 100대 품목을 지정해 전국 하나로마트에서 할인 판매하고 있으며 영농자금과 영농기계를 각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2020년 1월 취임 당시의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정통 농협맨으로 내부 경험이 풍부하다. 1949년생으로 올해로 76세다. 임기는 2024년까지다.
2020년 1월 취임 당시의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정통 농협맨으로 내부 경험이 풍부하다. 1949년생으로 올해 76세다. 임기는 2024년까지다.

이 회장은 "농업·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고 지속가능한 미래농업을 위해 '100년 농촌운동'을 추진하고, 중소농과 청년농에게 스마트 팜을 보급하며 디지털 농업 부문에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고향사랑기부제도 내년 시행에 맞춰 세심히 준비해 농업 농촌에 실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성희 회장의 이런 발언은 국감을 위한, 면피용 보고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양수 의원 "금융기관 전체 횡령 27%가 농협서 발생…심각한 도덕적 해이"

이미 '서대문 복마전'으로 불리는 농협의 내부는 어수선할대로 어수선해진 상태다. '시한 폭탄 연쇄 폭발'이다. 먼저 농협 임직원이 최근 6년 가까이 저지른 횡령·배임·금품수수 등 범죄로 인한 피해액이 60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7일 나타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민의힘 간사 이양수 의원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범농협 전체에서 임직원에 의해 발생한 횡령 등 사고는 총 245건이었다. 피해액은 608억원으로, 이 중 274억원은 아직 회수되지 못했다.

의사진행 발언 중인 국민의힘 이양수 간사<br>
의사진행 발언 중인 국민의힘 이양수 간사

구체적으로 농축협에서 212건의 횡령·배임 등 범죄가 발생했고, 금융지주와 경제지주에서는 각각 22건과 11건 발생했다. 범죄의 종류로는 시재금이나 고객예탁금, 공과금수납대금, 고객보험금 등을 빼돌린 사례가 주를 이뤘다. 주식·코인으로 잃은 돈을 만회하려 범행을 저지른 사례도 있어 범죄의 다양성을 입증했다. 

이에 이양수 의원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 전체 횡령 사고의 27%가 발생할 정도로 농협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농업인 권익향상과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농협 자금이 직원들의 호주머니를 채우는데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최근 '탄소 Zero 챌린지적금' 출시 행사에 참석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이성희 회장은 이제 '비리 Zero'와 더불어 책임감을 가지고 '농협 개혁'에 나서야할 때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주철현 의원(여수갑)은 6일 “농업경영체 경영주나 농협 조합원 중에서 여성 비율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농업인의 자주적 협동조직인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에서 일하는 여성 상위 관리직은 전체 1-2%의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주철현 의원실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의 실장이나 부장, 지역본부장 등을 맡고 있는 M급 관리자 128명 중 여성은 전체의 2.3%인 단 3명 뿐이다. 그나마 2019년까지 2명에서 지난해 4명까지 늘었다가 올해 다시 3명으로 감소했다. 농산물 생산, 유통, 가공, 판매에 필요한 14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농협경제지주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2020년에는 전체 M급 관리자 79명 중 여성이 전무했고, 올해는 전체 97명 중 여성은 단 1명 뿐이다. 

지역구 농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주철현 의원
지역구 농민들과 고충을 같이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는 주철현 의원

주철현 의원은 “여성농업인의 위상이 날로 커지는 상황에서 정작 농업인의 협동조직인 농협에서 일하는 여성 직원들의 승진 차별이 매우 심각하다”며 “국정감사에서 농협에 대해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유리천장’을 혁파할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요구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거기에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광주 갑)은 7일 오전에만 4개의 보도자료를 쏟아내는 등 농협 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소병훈 의원은 이번 국감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다. 

먼저 소병훈 의원은 "농협이 농지 취득 외 목적임을 알면서도 후계농업경영인육성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최근 5년간 농업정책자금검사에서 받은 지적 중 농협의 부당집행률이 1863건 (40.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감에 앞서 밝혔다. 소병훈 위원장이 농업정책보험금융원으로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농업정책자금검사에서 받은 4570건의 지적 중 농협의 귀책사유가 1863건으로 전체 40.7%에 달했다.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

대출기관인 농협의 귀책사유를 살펴보면 농협이 관련규정을 위반해 대출을 취급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고(1626건), 대출금 사후관리 및 회수 불철저(169건),대손보전 이행 부적정(68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소병훈 위원장은 “농업정책자금의 최대 취급기관인 농협의 부당집행이 꾸준히 발생되고 있다”며 “농업정책자금이 실제 필요한 농민들에게 제대로 지원돼 농민들의 삶에 기여하고 농업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농업정책자금에 대한 농협 자체의 관리 및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병훈 의원은 '농협 내부 '우영우'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리고 농협중앙회가 장애인 고용노력 미흡으로 매년 국회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지적받고 있지만 장애인 고용문제에 대해서 개선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의무고용 제도는 정부가 취업이 힘든 장애인의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사용자에게 일정 비율 이상 장애인을 고용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제도다. 2022년 8월 기준 농협은행의 의무고용률은 3.1%이고, 의무고용 인원은 86명이다. 

하지만 소병훈 의원실이 농협중앙회로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농협중앙회는 2022년 8월 기준  장애인 의무고용인원 86명에 미달하는, 70명의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농협중앙회의 장애인 고용률은 2.51%로 의무고용률 3.1%에 못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농협중앙회는 최근 5년간 단 한번도 의무고용 인원을 채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때문에 5년동안 농협이 납부한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부담금은 14억2700만원에 달했다. 

이에 소병훈 위원장은 “매년 국정감사 때 이 문제로 지적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개선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농협중앙회는 미이행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고 직접 장애인을 고용해 농협 계열사들과 지역 농협에 모범을 보여야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농협은행이 최근 5년간 사고액이 시중은행 중 4위에 달했으며, 올해 횡령사건이 역대 최대치인 15건을 기록해 '농협 개혁'을 서둘러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최근 5년간 사고액은 138억6700만 원으로 23건의 사고를 기록해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은행 규모에 비하면 거의 최고 기록이라고 봐야겠다. 특히 올해 9월 기준 2022년에만 총 15건의 횡령사고가 발생해 지난 5년간 최고치를 기록, 눈길을 끌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58건, 경남 40건, 경북 31건, 전남 23건, 전북 23건 순으로 금융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
소병훈 국회 농해수위원장

소병훈 위원장은 “횡령사고만 증가했다는 것은 횡령 범죄에 대한 농축협의 안이한 대응을 보여준다”며 “농·축협의 횡령사고 발생으로 국민과 조합원들 사이에서 농·축협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처벌 강화, 관리 감독 상시화 등 금융사고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병훈 의원은 “쌀 소득 하락과 농가부채 증가로 인해 농협 농지담보대출 잔액이 현재 85조에 달한다. 도농 간의 소득격차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농민이 채무 때문에 농지를 잃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농정개혁과 쌀값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밝혔다. 국감 이후 '농협 개혁'의 진행에 대해 농민, 여성노동자, 장애인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서대문 복마전'을 지켜보는 이유 이기도 하다. 

2020년 1월부터 농협을 이끌고 있는 이성희 중앙회장은 정통 농협맨으로 조직 내부 경험이 풍부하다. 1949년생으로 올해로 76세다. 농협 수장 가운데 첫 수도권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고 50년 넘게 농협에 몸 담았지만 '농협 개혁'과, 연륜이나 나이는 무관하다는 것이 이번 국감에서 나타났다. 임기는 2024년까지다. 

사진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등  

박홍규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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