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JR듀티프리 인수?... '신의 한 수'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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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면세점, JR듀티프리 인수?... '신의 한 수' 될 수 있다
  • 조 휘광
  • 승인 2018.08.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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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진출로 몸집 키워 내년 매출 8조 상회 가능
국내 점유율 하락 만회하고 글로벌 1위 도전도



롯데면세점의 호주 JR듀티프리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롯데면세점의 올해 매출과 시장 점유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자본시장 전문지'더벨' 은 롯데면세점이 JR듀티프리가 전세계에 보유한 면세점 매장들을 매입하는 자산 양수도 계약을 앞두고 있으며 이달 중 본거래가 체결될 것으로 보도했다.


롯데면세점은 이와 관련 "인수를 위해 협상하는 건 맞지만 결론은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협상 진행과정에서 언론 노출 등으로 변수가 생길 수도 있어 조심스럽다는 것으로 읽힌다.


◆ 글로벌 16위 면세업체...롯데, 해외진출 전략에 부합

JR듀티프리는 호주 면세점 사업자로 2017년 기준 매출 6억4500만유로(한화 약8437억원) 규모다. '무디리포트'가 발표한 2018 글로벌 면세점 업계 순위 16위 업체다.


과거에도 롯데면세점은 JR듀티프리 인수를 타진했다 중단한 바 있지만 이번에는 롯데 입장에서 인수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침체를 극복할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다.


롯데는 작년 사드사태에서 촉발된 경영위기와 신동빈 회장 구속 등 안팎으로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DF1, DF5 구역) 일부를 반납했고 동일구역 재입찰에서 가장 높은 임대료를 써내고도 탈락해 시장 점유율이 40%초반에서 30%후반대로 하락할 위기에 놓여 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는 탈락 직후 해외 진출과 내국인 영업 강화로 이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롯데면세점은 2012년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현재 일본 긴자시내점과 간사이공항점, 미국 괌공항점,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시내점, 태국 방콕시내점, 베트남 다낭공항점과 나트랑깜란공항점을 오픈하면서 총 7개의 해외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탈락한 대만 타오위안 공항점 입찰에서 보듯 해외 면세점 진출이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해외 유력업체를 인수하는 게 규모를 키우기에 비교적 손쉬운 방법이다.


실제로 현재 세계 1위 면세점업체인 스위스 듀프리도 2014년 뉘앙스그룹을 합병하고 이듬해 월드듀티프리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1위에 올랐다.


◆ 인수 성사되면 내년 연매출 8조원 상회 예상

롯데면세점의 2017년 기준 매출은 6조598억원으로 국내시장 점유율 41.9%를 차지했다. 여기서 인천공항 2개 구역 매출(연간8700억원)을 잃게 되면 점유율은 약 35.9%로 빠진다. 하지만 올해 7월 말까지는 롯데가 영업을 했으므로 실제 올해 실적에서 빠지는 금액은 이 가운데 5개월치인 3625억원이다. 롯데의 작년기준 매출에서 이 금액을 제외하면 5조6973억원이다. 실제 올해 점유율에 끼치는 영향은 약 2.5%로 39.4%의 점유율은 유지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보다 29% 증가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이런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롯데면세점 올해 매출은 7조3495억원정도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여기에 JR듀티프리 인수효과(연매출 8500억원)를 감안하면 올해는 몰라도 내년에는 8조원대(7조3495+8500억원=8조1995억원)를 뛰어넘는 매출을 거둘 수도 있다.


◆ 글로벌 2위 위상 다지고 1위 자리도 노려볼만

글로벌 1위 사업자 듀프리는 작년 매출 71억6600만유로(한화 약 9조3731억)이었고 성장률은 7.4%였다. 롯데가 듀프리를 따라잡기는 어렵겠지만 2위자리를 굳건히 지킬 수는 있다. 2017년 기준 글로벌 3위 사업자인 라가르데르의 매출은 39억1700만유로(한화 약 5조1234억원)로 아직 롯데 자리를 넘보기는 힘들다.


결과적으로 롯데면세점이 JR듀티프리를 인수한다면 올해 국내에서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하면서 글로벌 2위 사업자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열을 가다듬으면서 내실을 쌓으면 수년내 글로벌 1위에 오르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다.


'임대료 먹는 하마' 같았던 인천공항 면세점 2개구역을 포기함으로써 한때 자존심은 좀 상했지만 실탄을 챙기는 기회가 됐고 JR듀티프리 인수에 나서는 동력이 됐다. 위기는 곧 기회요, 사람이든 기업이든 세상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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