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 1일 오픈] 면세점 판도 흔들 다크호스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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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면세점 1일 오픈] 면세점 판도 흔들 다크호스의 탄생
  • 조 휘광
  • 승인 2018.10.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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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유통 노하우·실탄 풍부 "공항·해외로 영역 확대"
강북·보따리상 위주 시장 후발주자 약점 극복이 과제


▲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서울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 3개층에 자리잡았다.



세계 1위 한국 면세점 시장에 위협적인 다크호스가 출발대에 섰다.

1일 오픈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이다. 이른바 '면세점 강남벨트'의 마지막 고리가 채워졌다.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빅3 중 롯데, 신세계 2곳과 더불어 국내 유통시장을 쥐락펴락하는 강자지만 면세점 시장엔 후발 주자다.

그랜드 오픈을 하루 앞둔 31일 둘러본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막바지 개점준비에 분주했다. 일부 시설과 상품에 대한 비닐포장이 벗겨지지 않은 곳도 있고 8층 편집샵 매장엔 아직 7개 브랜드가 추가입점을 준비하면서 칸막이로 가려져 있다. 면세점이 내세운 높은 층고와 시원한 동선 설계에서는 '현대'를 후광으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를 지향하는 중량급 신인다운 저력이 느껴졌다.

■ 2020년 매출 1조…공항, 해외로 영역 확대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날 내년 6000억~7000억원, 2020년 1조원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공항, 해외면세점으로 영역을 넓혀간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현재까지 1100억원, 내년 1400억원 등 합해서 2500억원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하지만 유통강자인 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다 해도 '쩐의 전쟁'이 판치는 면세점 시장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관심사다. 강북 중심, 보따리상 위주 시장에 어떤 차별점을 내세워 내국인과 개별여행객을 유치에 성공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 31일 현대백화점면세점 오픈 기자간담회에서 황해연 대표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면세점 시장 왜곡된 건 사실...합리적 수수료 정책 펼칠 것

황해연 현대백화점면세점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면세 시장이 왜곡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다이공(보따리상) 영향력을 무시할 상황은 아니지만 송객수수료 과당경쟁이 원상태로 돌아가길 희망하며 저희도 자제하고 합리적 수수료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도 인정했듯이 면세점 시장이 갖고 있는 여러 악재 중에 두드러진 것이 송객수수료 경쟁이다. 보통 10~20%, 때로 20% 중후반대를 왔다갔다 하더니 최근에는 40%까지 치솟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현대가 밝힌 합리적 수수료정책에 대해 업계에서는 반신반의하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 정상화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쉽지 않은 길"이라고 전제하고 "신규주자들이 개점효과 등 붐업을 위해 써온 방법이라 현대가 수수료 경쟁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런 의문에 대해 황 대표는 "시장에 악재가 있지만 규제가 서서히 풀리고 있어 정상궤도에 진입할 것"이라면서 "부가가치 높은 개별관광객과 내국인 중심으로 가는 게 장기적 측면에서 유리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 현대백화점면세점이 11월 1일 그랜드오픈한다. 개점을 앞두고 단장을 마친 8층의 한 명품 부티크 매장.

■ 차별화 요소? ""평범하다"vs "입지는 최고"

황 대표는 차별화 포인트로 △입지 △상품구성(MD) △디지털미디어를 꼽았다.

바로 이웃 코엑스 단지에 전시컨벤션센터와 특급호텔(3개), 카지노, 코엑스몰(쇼핑몰), 백화점, 도심공항터미널이 있다. 한류 콘텐츠 복합문화공간인 SM타운, 아쿠아리움도 관광객 눈길을 끄는 요소다. 반경 5km내 숙박시설(약 1만1000개 객실)이 풍부한데다, 성형외과·피부과 병원(480여 개)이 밀집돼 있는 등 최적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MD면에서는 명품·패션·뷰티·전자제품 등 국내외 정상급 42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홍선생 SJYP 등 인기있는 중견브랜드를 단독유치했다. 뤼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이른바 3대명품은 백화점 지원 받아 조속히 유치하겠다는 전략을 내비쳤다.

'한국의 타임스스퀘어'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디지털 사이니지와 특화공간을 통해서다. 오는 12월 무역센터점 정문 외벽에 가로 37m, 세로 36m 규모의 국내최대 세로형 LED 전광판인 ‘디지털 사이니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8층과 10층엔 대형 LED를 설치해 세계적인 아티스트 작품을 선보이는 파크룸’과 ‘미디어 월’도 마련했다.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대목도 있다. 지난 7월 이곳에서 멀지 않은 강남 센트럴파크에 오픈한 신세계면세점 강남점도 관광 교통 쇼핑 호텔 미식 등 입지적 강점을 부각했었다. 보따리상보다 젊은 부자 관광객과 내국인 고객 위주로 고객타깃을 잡았다는 점도 오버랩된다. MD구성도 큰 차별성까지는 못느껴진다.

일각에서 차별화 포인트가 평범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하지만 입지만큼은 가장 후한 점수를 주는 쪽이 많다. 한 업계관계자는 "롯데 무역센터점은 상대적으로 강남 동쪽에 쏠렸고 신세계 강남점은 왠지 노후된 이미지의 강남터미널을 끼고 있다. 접근성이나 미래가능성 측면에서 현대 무역센터점에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게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근처에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가 건설되고 잠실운동장 일대에 MICE복합단지가 조성되는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굵직굵직한 개발 계획도 예정돼 있다는 점에서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 현대백화점그룹 후광 힘받으면 '빅4구도' 형성 기대

현대백화점그룹은 국내 유통기업 중 유일하게 유통(백화점·아울렛·홈쇼핑), 패션(한섬), 식품·생활(현대그린푸드, 현대리바트), 여행·관광(현대드림투어)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영역을 갖췄다. 1000만명에 달하는 그룹사 회원은 큰 힘이다. 무엇보다 현대백화점이 갖춘 명품과 브랜드에 대한 노하우 덕을 볼 수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면세점은 강북지역 선점효과가 세지만 차츰 강남으로 넘어갈 것"이라면서 "현대그룹의 후광과 관록을 잘 살리고 계획대로 공항과 해외면세점으로 영역을 확장하면 수년 후에는 면세점 빅3가 아니라 빅4 구도로 바꾸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빅3에 편중된 면세점 시장 구도를 개선하는 촉매 역할이라는 점에서 긍적적"이라 평가하고 "다만 대기업일지라도 고전할 수 있는 곳이 면세점 산업이니 사례를 참고해 반면교사 삼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럭셔리, 뷰티&패션, 한류’ 3대 컨셉트로 국내외 420여 개 브랜드 입점

1일 오픈하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8~10층까지 총 3개층에 1만4250㎡(약 4311평) 규모로 들어선다. 직·간접 고용인원은 약 1500여 명으로 고용창출에도 한몫 했다.

'럭셔리, 뷰티&패션, 한류’를 3대 컨셉트로 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꾸며진다. 명품·패션·뷰티·전자제품 등 국내외 정상급 42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선다.

8층은 ‘럭셔리’를 컨셉트로, 40여 개의 명품·해외패션·주얼리·워치 브랜드가 입점한다. 여기엔 구찌·버버리·페라가모·발리 등 명품 브랜드를 비롯해, IWC·오메가 등 글로벌 워치 브랜드도 선보인다.

특히, 서울 강남을 방문하는 트렌디한 고객들을 위해 국내 면세점에선 처음으로 ‘알렉산더 맥퀸’ 공식 스토어를 연다. 막스마라·베르사체 등이 입점된 ‘해외패션존’을 별도로 구성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허브인 코엑스 상권을 고려해 휴고보스·몽블랑·제냐 등으로 구성된 ‘하이엔드 남성존’도 마련했다. 여기에 보테가베네타(2018년 11월 말), 프라다(2019년 3월), 몽클레르(2019년 2월) 등 정상급 해외 브랜드 입점도 예정돼 있다.

9층엔 국내외 화장품·잡화·액세서리 등의 브랜드 290여 개가 입점한 ‘뷰티&패션관’이 문을 연다. 뷰티존은 설화수, 에스티로더, 입생로랑 등 150여 개의 국내외 뷰티 브랜드로 구성됐으며, 실큰·누페이스·뉴아 등이 입점된 ‘뷰티 디바이스존’이 면세점 업계 처음으로 들어선다. 이밖에 폴란드 색조화장품 ‘잉글롯’, 두피 케어 브랜드 ‘올리파스’ 등 뷰티 브랜드도 처음으로 입점한다.

■뷰티 브랜드를 직접 사용해볼 수 있는 체험형 매장 선보여

오휘·후·숨37도 등 브랜드를 직접 사용해 보고 고객의 피부타입에 따라 전문가의 상담을 받아볼 수 있는 ‘LG생활건강 통합관’ 스위스 럭셔리 스킨케어 ‘라프레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라프레리 스파룸’, 슈에무라·랑콤 등 로레알그룹의 메이크업 브랜드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메이크업 스튜디오’ 등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40여 개의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의 판로 개척 및 인큐베이팅을 위한 ‘K-뷰티팝업존’도 운영한다. ‘패션존’에는 훌라·비비안웨스트우드 등 120여 개 패션·잡화 브랜드가 입점한다.

10층에는 한류 문화 전파를 위한 90여 개의 브랜드가 입점된 ‘라이프스타일관’이 들어선다. 국내 아동복 ‘해피랜드 통합관’과 패션 브랜드 ‘SJYP’가 면세점 업계 처음으로 입점하며, 국내 캐릭터 브랜드 ‘라인 프렌즈’와 홍삼·김 등 해외에서 인지도 높은 식품 브랜드도 선보인다. 이밖에 중소 홍삼 브랜드 ‘홍선생’과 협업한 현대백화점면세점 단독 상품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또한, ‘인터넷면세점’을 통해 180여 개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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