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매출 타격 '게이트 배기지 제한' 시작됐다
상태바
면세점 매출 타격 '게이트 배기지 제한' 시작됐다
  • 조 휘광
  • 승인 2018.11.23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부 항공사 중국·홍콩 노선에 금지 확대 움직임
"항공 안전 위해 필요하지만 산업 진흥 묘수 필요"


▲ 항공 안전과 보안을 이유로 항공기 게이트 배기지를 제한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면세점 업계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8월 인천공항공사가 실시한 활주로 살수작업 모습. /인천공항공사 제공


항공기 탑승객이 수하물을 탑승 게이트에서 비행기 화물칸에 싣는 이른바 '게이트 배기지(gate baggage)' 를 일부 항공사가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로 중국과 홍콩행 노선에서다. 현재 특별한 제한을 하지 않는 항공사도 앞으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추세가 확대될 경우 면세점 매출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 항공사마다 제제 강도 다르지만 점진적 강화 예상

23일 관련업계와 각 항공사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0월 22일부터 홍콩과 중국노선에서 게이트배기지를 금지하고 있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홍콩공항과 인천공항 요청으로 게이트배기지를 금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특별한 고객불만 없이 시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금지하지는 않으나 과도한 수하물에 대해서는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승객혼잡 완화와 정시출발을 위한 조치로 지난 8월부터 노선 구분 없이 전 노선에 적용하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제한조치 이후)과도한 수하물 탁송 시도가 확실히 줄었다. 안정화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제주항공 또한 금지하지는 않지만 게이트배기지에 대해서는 요금을 가중 부과하는 방식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홍콩, 중국 노선에서 게이트배기지 기준을 강화해 1개는 2만원, 2개는 10만원, 3개는 30만원 식으로 추가 요금을 받고 있다. 특히 홍콩행 비행기의 경우 가방이 아닌 박스 형태 수하물은 게이트 배기지를 아예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어차이나(CA)는 현재 금지하지는 않고 있지만 조만간 시행이 예상된다. CA 한국사무소 관계자는 "승객들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안전상 문제 때문에 곧 시행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 탑승구 혼잡·시간 지연·보따리상 악용 문제

항공사들의 게이트 배기지 제한 움직임은 탑승구 혼잡과 탑승시간 지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 수십개씩 게이트배기지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어 일반 탑승객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 한편으로는 대량으로 물건을 구매해 가는 중국인 보따리상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과 홍콩 노선에 게이트 배기지 제한조치가 한정됐기 때문이다. 보따리상들은 시내면세점이나 인터넷면세점에서 물품을 구매 후 공항 입국심사와 검색대를 통과해 각 면세점 인도장에서 면세품을 인도 받는다. 물품의 양이 많을 경우 항공기 휴대 탑승이 어렵기 때문에 게이트 배기지를 이용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도 게이트 배기지 금지를 논의하고 있다. 공항과 항공기의 안전과 보안이 목적이다. 정상적인 수하물 탁송 때는 금지된 배터리 등 위해 가능 물품이 게이트 배기지를 통해 항공기 안에 반입될 수 있어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3일 관계기관 회의를 열고 게이트배기지 금지 조치를 논의했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는 "논의 단계일 뿐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23일 최근 항공사들의 게이트 배기지 금지 또는 제한 움직임에 대해 "국토부가 요청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관계기관 회의 후 진행상황을 보고 있다"며 "공항, 항공사, 면세점 업계가 마련해 오는 방안이 항공 안전과 보안에 부합하는 지를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공사도 게이트 배기지 금지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항공사에 협조 요청을 한 적은 없다"고 밝혔다. 관계기관 회의에서 내놓은 입장을 항공사에서 참고했을 수는 있겠다는 뉘앙스다.

■ 면세점협회 등 관련업계 대응 주목

항공사들의 게이트 배기지가 전면 금지되면 중국인 보따리상 매출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시내면세점 매출에도 일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면세점은 매출의 60% 이상을 기업형 보따리상 중심의 중국인 구매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면세점 매출은 19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트 배기지가 전면 금지되면 이 중 5%만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해도 1조원 정도 매출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항공 안전과 산업 진흥 사이에서 적절한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한국면세점협회를 비롯한 업계 대응이 주목된다.


관련기사/'게이트 배기지'가 면세점 매출에 끼치는 영향은? http://www.kdfnews.com/news/view.php?idx=32721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