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은 신규업체에 '기울어진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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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은 신규업체에 '기울어진 운동장'?
  • 조 휘광
  • 승인 2019.03.05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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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항목 중 매출실적·운영경험 감점 요소
브랜드 구성 능력도 기존 사업자보다 불리
"상당한 준비 없으면 진입 어려운 게 사실"

14일로 다가온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입찰 마감일을 앞두고 입찰을 준비 중인 업체들이 제출 서류 작성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7~10개 업체 참가가 예상돼 경쟁이 치열한 데다 입국장 면세점은 국내에 선례가 없어 매출 예상액 등 기준 삼을 만한 통계치가 없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평가항목과 배점 기준(자료 : 인천공항공사)


■ 인천공항 "매출 실적 없는 법인은 사업계획서로 평가"

특히 면세점 사업 신규 진출을 타진하는 업체들은 더욱 혼란이 심하다. 평가항목 중 2018년 매출실적(5점)과 최근 3년 운영경험(5점)에서 점수를 얻기 어렵고 '출국장면세점 사업수행의 신뢰성' 항목에서도 감점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다.

이런 걱정은 기우일 수도 있다. 인천공항공사가 제시한 제안요청서에 따르면 '면세점 실적이 없는 법인의 경우, 사업계획서로 평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모기업(신설법인의 최대주주)의 실적을 참고할 수 있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체들은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관계자는 "탄탄한 모기업이 없다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규정이 모호하다" 며 "신규업체의 경우 여기서 5점 이상 까먹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특허 획득보다 브랜드 확보가 어려워

제안서 평가점수 최대배점(35점)을 차지하는 '상품 및 브랜드 구성' 항목에서도 열세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 중 각각 10점을 좌우하는 '상품 및 브랜드 구성' '가격경쟁력 확보 방안'은 한 관계자 표현을 빌리자면 '맨 땅에 헤딩하는 격'이다.

브랜드 소싱력은 중소중견면세점의 아킬레스건이다. 명품까지는 아니어도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기 브랜드를 유치해야 구색이 맞춰지고 고객도 끌 수 있지만 쉽지 않다.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 면세점에서 브랜드 유치는 항상 애로사항의 맨 앞 순위를 차지한다. 면세점 특허를 따 놓고도 브랜드 유치가 안돼 수 개월, 수 년씩 오픈을 미루는 경우도 많다. 웬만한 중견기업도 애써 확보한 기존 브랜드를 놓치는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업체가 가격 경쟁력 확보 방안을 제시한다는 게 옹색할 수밖에 없다.


■ "50미터 뒤에서 출발 준비하는 느낌"

입찰을 준비 중인 신규업체 관계자는 "운영경험은 물론이고 브랜드 소싱 경험과 운영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준비하자니 쉽지 않다"며 "100미터 경주로 치자면 기존 업체보다 50미터쯤 뒤에서 출발을 준비하는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입찰 참가를 검토했던 한 업체의 대행사 관계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기업인데도 입찰 조건을 알아보고 일주일 이상 숙고 끝에 결국 포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비(非) 면세점 업체의 진입 장벽이 그만큼 높더라는 뉘앙스다.

한 중견 면세점 관계자는 "나름대로 이 분야에서 입지를 다진 중견 면세점들이 너도나도 입찰에 나서는 상황에서 상당한 시간 준비와 유통 파워를 갖추지 않은 한 신규 업체가 입지를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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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업체 2곳 포함 최소 7곳 '도전장'

http://kdfnews.com/news/view.php?idx=34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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