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예상매출의 진실 <상>출국장보다 많이 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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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 예상매출의 진실 <상>출국장보다 많이 판다고?
  • 조 휘광
  • 승인 2019.03.07 16: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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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공사 제시한 기준매출액 지나치게 부풀려져"
면적 당 매출로 따져보니 입국장보다 50~120% 많아

<글 싣는 순서>

<상> 출국장보다 많이 판다고?

<하> 향수·화장품 비중이 65%?


▲ 인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 면세점 예정지. 오는 5월 말이면 입국 여행자들의 마지막 쇼핑 장소로 붐빌 테지만 아직 수하물 수취대 한켠에 텅 빈 자리로 남아 있다. / 인천공항공사 제공


"얼마를 써야 할 지 막막하다"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입찰을 준비 중인 업체들이 임대료(요율) 책정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임대료는 입찰에서 당락을 가름하는 중요한 한 축이다. 너무 낮으면 탈락하고 너무 높으면 낙찰을 받아도 독이 된다. 감당할 수 있으면서도 타사와 견줘 경쟁력 있는 '황금률'을 찾아내는 게 과제다. 하지만 입국장 면세점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인데다 벤치마킹할 수 있는 해외 사례도 딱히 없다.

고민은 인천공항이 제시한 예상매출액의 타당성에서 출발한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1일 입국장 면세점 입찰공고를 내면서 1터미널 700억, 2터미널 361억원의 '기준매출액(예상 매출)'을 제시했다. 입찰업체들은 이를 기준으로 몇 퍼센트를 연간 임대료로 낼 것인지 제안서에 써내야 한다.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기준매출액과 최소영업요율(자료 : 인천공항공사)


■ 1, 2터미널 합쳐 1061억원 매출 예상

하지만 과연 그 정도 매출이 나올 수 있을까? 업계 종사자들은 고개를 젓는다.

공사는 출국장 매출을 토대로 외부기관 용역을 통해 예상 매출을 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출국장 매출 전체를 기준으로 했고 입국장 면세점의 특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업계 지적이다.

그렇다면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매출을 기준으로 했을 때 타당한지 따져보자.

공사가 제시한 입국장 면세점 예상 매출 1061억원은 작년 인천공항 면세점 총 매출액 2조6002억원의 3.8%에 해당한다. 입국장 면세점 면적은 706㎡로 출국장 면세점 2만6485㎡의 2.67%에 그친다. 2.67% 면적에서 3.8%에 해당하는 매출을 낼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단위면적 당 매출로 따져보니 출국장 면세점은 ㎡당 9817만원인 반면 입국장 면세점은 ㎡당 1억5009만원이다. 입국장 면세점보다 50% 이상 많다.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강자들을 포함한 비교임에도 그렇다.


■ 인천공항 중견면세점 매출과 비교하면 120% 많아

형평에 맞게 중소중견기업이 운영하는 출국장 면세점 매출만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어떨까. 더 심하게 부풀려진 느낌이다. 작년 인천공항에 입점한 4개 중소중견기업이 7개 면세점 구역에서 거둔 매출은 2748억원이다. 공사의 '기준 매출액'대로라면 이 금액의 38.6%에 해당하는 매출을 입국장 면세점 2개 구역에서 창출하는 셈이다.

가능할까? 입국장 면세점 706㎡는 출국장 면세점 중소기업 매장 면적 4054㎡의 17.4% 수준이다. 17.4% 면적에서 38.6%, 즉 두 배 이상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 면적 당 매출로 환산하면 출국장은1㎡ 당 6778만원인 반면 입국장은 1㎡ 당 1억5009만원으로 221%에 달한다. 출국장 중견면세점 매장보다 120% 이상 매출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 "면세금액 제한 없는 양주나 화장품, 초콜릿 정도 팔릴 것"

입국장 면세점이 출국장보다 더 많은 매출을 내지 말라는 법은 없다. 면세점 매출이 면적과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입지와 취급품목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그러나 업계는 어림없는 얘기라고 선을 긋는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가격 메릿이 큰 담배도 없고 단가가 비싼 명품이 있는 것도 아니다. 면세금액 제한에 걸리지 않는 양주나 간단한 화장품, 선물용 초콜릿 정도로 판매가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출국장 면세점보다 훨씬 많은 매출을 예상했다니 도대체 기준을 알 수 없는 엉터리"라고 꼬집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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