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입찰 관전기] 재주는 면세점이 부리고 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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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입찰 관전기] 재주는 면세점이 부리고 돈은?
  • 조 휘광
  • 승인 2018.06.15 10: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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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결과 따라 빅3 점유율 평준화 가능성
하반기 시내면세점 3곳 문 열어 경쟁 가속
이벤트, 송객수수료 경쟁, 보따리상 할인 3중고

이번 입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면세점 간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롯데, 신라, 신세 계 세 업체의 불꽃튀는 경쟁도 경쟁이지만 여기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하반기 신규 개장하는 서울 시내면세점들이 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중국인 좋은 일만 시킬 것이라는 자조적인 전망도 들린다.


◆'평준화' 된 빅3 점유율 경쟁 본격화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이 조기탈락해 본선 결과에 관계없이 점유율이 30% 대 중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2위 업체인 신라는 결과에 따라 30%대로 점유율이 뛰어오를 수 있다.


후발주자이면서도 조기에 선두권에 진입한 신세계도 여세를 몰아 20%대 점유율을 확보할 기세다. 이렇게 되면 어느 한 곳도 절대강자를 자처할 수 없는 바야흐로 '면세점판 춘추시대'가 도래하는 것이다.


점유율하락 비상이 걸린 롯데는 바빠졌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점유율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경쟁사보다 더 많은 할인·쿠폰·경품 등 이벤트를 동원해 시내와 인터넷 면세점 매출을 끌어 올리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한 업체가 시작하면 모두 따라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서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내면세점 3년만에 6개서 13개로

세 업체의 피튀기는 경쟁만으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하반기 신규 시내면세점이 앞다퉈 개장을 대기하고 있다.


7월중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문을 연다. 연내 현대 면세점 무역센터점, 시티면세점 신촌역사점이 추가로 개장한다. 2015년까지 6개였던 서울 시내면세점이 무려 13개로 늘어나는 것이다. 가뜩이나 불꽃튀는 경쟁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생 면세점들은 고객을 끌기 위해 각종 이벤트 등 공격적인 마케팅이 불가피하다. 높은 송객수수료를 주고 고객을 유치할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업계 전반의 송객 수수료율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송객수수료는 고객을 데려오는 여행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다.


송객수수료, 보따리상 할인 경쟁 우려도

관세청이 지난 1월 국회 윤호중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면세점 대기업들은 작년 상반기 5조9313억원 매출 가운데 8.2%에 해당하는 4906억원을 송객수수료로 지불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송객수수료 비중은 커지면 커졌지 줄지 않았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성장하면 완충역할을 하겠지만 그런 기대만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돌아오고 있다는 말만 무성할 뿐 체감하기는 아직 힘든 분위기"라면서 "아직도 중국인 보따리상에게 매출의 상당부분을 의존하는 면세점들로서는 울며겨자먹기로 이들에 대한 할인 경쟁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면세점들은 보따리상에게 최대 40%정도 할인율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부작용이 상당기간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재주는 면세점이 부리고 돈은 중국인이 먹는' 뜻밖의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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