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담배가게? 항만 면세점의 '초라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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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담배가게? 항만 면세점의 '초라한 현실'
  • 조 휘광
  • 승인 2019.01.2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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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타스 인천항만점 매출 88% 담배가 차지
보따리상 대량구매 의존...군산항도 77%나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열악한 영업환경 지속


국내 항만면세점 매출의 최대 88%를 담배 판매가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항만면세점의 열악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 대비 담배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면세점은 엔타스 인천항만점으로 무려 전체매출의 88.3%가 담배 매출에서 나왔다. 103억원 매출 중 91억원이 담배였다. 엔타스는 인천공항점 1터미널에서도 담배를 316억원어치 팔아 매출 77.3%를 담배 판매에 의존했다. 담배·주류 전용 매장이긴 하지만 다른 담배·주류매장에 비해서 담배 비율이 유독 높았다.


■ 부산면세점 부산항점은 40%로 선방

또 다른 항만 면세점인 군산항 GADF면세점은 매출 163억원중 76.1%(124억원)를 차지했다. 부산면세점 부산항점은 40.4%(203억원 중 82억원)로 항만면세점 중에서는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JDC제주1항만점(매출 41억원 중 19억원)과 2항만점(35억원 중 18억원)은 각각 46.3%, 51.4%로 역시 매출 절반 가량을 담배 판매에 의존했다.

항만 면세점은 대부분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 대상 영업이 됐다. 크루즈여행을 오는 중국인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2017년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조치 이후 여행객이 끊기면서 보따리상 매출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때문에 평택항의 경우 하나면세점이 2017년 사업을 철수한 이후 아직도 빈 공간으로 남아았을 정도다.


■ 작년 총 7342억원으로 면세점 매출 3.9% 차지

지난해 국내 면세점에서 팔린 담배는 총 7342억원으로 전체 면세점 시장의 3.9%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배가 가장 많이 팔린 면세점은 JDC 제주공항면세점으로 1103억원어치를 판매해 국내 면세점 담배 매출의 15%를 소화했다. 국내선을 타고 온 내국인 여행객이 면세점 쇼핑을 할 수 있는 지정면세점이라 싼값에 담배를 구매할 수 있는데다 비흡연자들도 가벼운 선물용으로 담배 구매가 많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매출 금액면에서는 JDC제주공항에 이어 롯데와 신라 인천공항 1터미널점이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김해공항 면세점을 운영하는 듀프리토마스쥴리가 541억원으로 중소중견면세점 가운데 담배를 가장 많이 판매해 5위에 오른 것이 눈길을 끈다. 담배 비중이 57%에 달했다. 듀프리토마스쥴리 측은 "공항에 면세점 매장이 2곳 뿐인데다 술과 담배를 독점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공항면세점이 강세를 보이는 담배 품목 특성 상 시내면세점 가운데는 롯데명동점이 358억원, 신라면세점이 145억원을 팔아 판매액 순위에는 들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채 1%도 되지 않아 미미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내면세점에서 다 구매하고 항만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라면서 "중견 면세점은 담배 보따리상에 의존하는데 결국 담배 업체만 알곡을 챙기는 모양새"라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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