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복어 먹다 죽는 게 의미 없이 사는 것보다 낫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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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복어 먹다 죽는 게 의미 없이 사는 것보다 낫다고?
  • 한 윤철
  • 승인 2019.02.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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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전설적 미식가 로산진의 '무타협 미식가' 출간



"복어 먹다 죽는 게 의미 없이 사는 것보다 낫다"


일본의 예술가이자 전설적 미식가인 기타오지 로산진(1883~1959)이 한 말이라고 한다.
화가, 도예가, 서예가, 칠공예가, 요리사, 미식가…. 이른바 종합예술인이라는 저자를 규정하는 다양한 호칭 가운데 요리사와 미식가도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한다. 그냥 미식가도 아니고 '전설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책 제목이 '무타협 미식가'다.

로산진은 “사람의 인생은 단 한 번 뿐이므로 하루 세끼 중 단 한 끼라도 허투루 먹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철저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은 그가 70년 미식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정립한 무타협 미식 철학의 기초다. ‘맛’에 대한 깐깐함으로 무장한 로산진은 '절대 미식'을 추구했고 후대는 그를 “현대 일본 요리의 원점을 창조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말하는 참된 미식이란 “식재료가 지닌 자연 그대로의 맛을 즐기는 일”이며 제대로 된 ‘요리’란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일이다. 음식 맛의 90%는 재료라는 것이다. 저자는 요리를 “도리를 다스리는 일”이라고 말한다. 즉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다. 이러한 로산진의 미식철학은 현란한 조리 기술이 요리의 왕도인양 여기는 우리 음식계의 현주소를 되돌아보게 한다.

 
이 책에서 저자 로산진은 음식 하나하나를 짚어가며 그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소상하고 친절하게 가르쳐준다. 김, 다시마 같은 식재료 고르는 법, 전복과 두부요리 만드는 법, 멧돼지, 도롱뇽, 두꺼비 등 희귀한 음식을 먹은 경험담까지 우리의 미각세포를 들뜨게 해주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생선 초밥’의 유래와 맛의 비밀, 그가 평생 사랑해 마지않았던 ‘복어’, ‘은어’ 같은 음식에 얽힌 이야기들은 이 책의 재미를 더한다. 김유 번역. 허클베리북스 출간.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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