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 방사청장 압수수색…'미니 이지스함 입찰비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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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전 방사청장 압수수색…'미니 이지스함 입찰비리 의혹'
  • 김상록
  • 승인 2024.01.0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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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 사진=연합뉴스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의 입찰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선정 과정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 전직 방위사업청장의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왕정홍 전 방위사업청장을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지난달 초 그의 자택과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했다.

KDDX 사업은 오는 2030년까지 6000t급 미니 이지스함 6척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는 7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이다. 

왕 전 총장은 사업자 입찰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에 유리하게 방사청 내부 규정을 바꿔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방사청이 KDDX 기본설계 입찰 공고를 내기 8개월 전인 2019년 9월에 보안 사고를 낸 업체는 감점을 주도록 한 규정이 삭제됐는데, 경찰은 이 과정에 왕 전 청장 등이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현대중공업은 KDDX 기밀 자료 유출 사건에 연루돼 해당 규정이 삭제되지 않았다면 보안 자료 유출로 감정을 받을 수 있던 상황으로 알려졌다.

2020년 현대중공업은 0.056점 차이로 경쟁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됐다.

경찰은 압수품 분석과 관련자 조사를 마치는 대로 왕 전 청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왕 전 청장 측은 "제기된 의혹은 사실과 다르고, 수사기관에 정확히 설명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HD현대해양 관계자는 4일 한국면세뉴스에 "왕정홍 전 방사청장 개인에 대한 경찰 수사 건이라 현재 시점에서 회사의 입장을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닌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2014년 9월 방사청 보안사고 감정규정이 신설되었고, 2017년 11월 방사청 주관 방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력 기반의 경쟁유도 방안 모색 관령 공청회에서 보안사고 감정규정의 과도함에 문제제기가 이루어졌다"며 "이후 2018년 1월 방위산업진흥회에서 국민권익위와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에 감점 규정에 대한 공식 문제제기가 있었고, 2018년 3월 국민권익위와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에서 방사청에 제도개선 권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HD현대중공업이 보안 사고로 문제가 되었던 것은 그 이후였기 때문에 우리가 의도적으로 감정 규정 완화를 유도했다고 보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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