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등하게 대접해달라” 샤넬 잡으려다 에스티로더 자존심 건드린 갤러리아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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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등하게 대접해달라” 샤넬 잡으려다 에스티로더 자존심 건드린 갤러리아면세점
  • 백진
  • 승인 2016.08.09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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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간 자존심 싸움에 속타는 면세점

올 연말 시내면세점 추가 계획…면적∙위치∙인테리어∙인건비 등 브랜드 요구사항 늘어나 면세업계 전반 MD상황 더욱 악화 될 듯

그간 내부적으로 말이 많았던 면세점 내 브랜드 간 신경전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수입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가 경쟁사인 샤넬코스메틱의 입점 조건에 불만을 품고 지난 5일 갤러리아면세점63에서 판매직원 전원 철수를 강행한 것. 에스티로더를 비롯한 라메르, 바비브라운, 랩시리즈, 조말론, 라메르 등을 면세점에 공급하는 엘코잉크코리아는 갤러리아면세점에 근무중인 자사 11개 브랜드 소속직원 30여명을 모두 철수시킨 상황이다.

각 브랜드마다 인지도, 매출액, 영향력에 따라 입점 계약 조건이 달라지지만, 샤넬이 에스티로더보다 더 유리한 조건으로 입점했다는 것이 이유다. 8월 초 샤넬 코스메틱 입점을 앞두고 기존 입점 업체들의 아규가 있어왔지만, 실제 매장철수 입장을 밝히며 직원을 빼내는 초강수를 뒀다. 이를 두고 해외 브랜드가 우월적인 지위를 이용해 당초 계약 사항과 다른 조건을 요구하는 행태에 갑질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백진 기자 사진=백진 기자/  한화 갤러리아면세점 63 샤넬코스매틱 매장

 

한 면세점 관계자는 “외국 브랜드의 경우 자리나 면적, 마진율 등 협상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매장 구성과 인테리어까지 세밀하게 따지는 편”이라며 “샤넬 면적이 에스티로더의 면적보다 컸고, 부티크 형식으로 인테리어까지 신경 쓰는 등 에스티로더의 자존심을 건드린 것이 문제를 키운 것 같다”고 전했다.

면세업계에서는 “터질만한 것이 드디어 터진 것”이라며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신규면세점이 추가될 때부터 이러한 상황은 어느 정도 예견됐던 사항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신규면세점 관계자는 “입점만 되면 어느 정도 매출이 보장되고, 인지도가 있어 모객을 돕는 브랜드들은 앞다퉈 모셔오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며 “수입브랜드 뿐 아니라 매출액이 높은 한국브랜드들의 경우 면적 뿐 아니라 옆에 위치할 브랜드까지 지정하는 등 면세점들의 MD상황이 더욱 열악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신규면세점 입장에선 브랜드 하나하나가 아쉬운 상황이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게다가 올해 연말 서울시내에 3개의 신규 특허가 추가될 예정이어서 면세점들의 브랜드 유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화갤러리아 측은 “자사 직원을 임시로 투입해 혼선은 막았으며, 아직 계약이 파기된 것은 아니고 직원만 철수한 것이기 때문에 에스티로더 측과 협상할 여지는 충분히 남아있다.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 랑콤을 포함한 로레알 그룹 브랜드들도 철수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에스티로더에서 시작된 면세점과 브랜드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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