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면세산업 결산] 2.임대료 갈등 -끝은 어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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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면세산업 결산] 2.임대료 갈등 -끝은 어디인가
  • 조 휘광
  • 승인 2018.12.24 17: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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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 면세업계 인하폭 놓고 한바탕 회오리
과도한 임대료 불만 많지만 입찰 때는 '지르기' 여전
공항-면세점협회 인도장 임대료 갈등은 해넘겨 계속


▲ 인천공항과 면세점 업체의 임대료 갈등이 뜨거웠던 한 해였다. 면세점 임대료 문제는 일단 정리됐지만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를 둘러싼 한국면세점협회와 인천공항 간의 갈등은 해를 넘기도록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출국장 면세점 임대료 갈등의 시발점은 당초 면세점 시장에 대한 지나친 낙관으로 인천공항 면세점 입찰 때 과도한 금액을 써 넣은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입찰에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매년 50%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무려 4조1400억원의 임대료를 써냈다.


■ 낙관했던 시장에 사드 후폭풍... 2터미널 개장도 영향

그러나 작년 사드 여파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출국장 면세점들은 과도한 임대료 부담에 시달리게 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는 수차례 임대료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에서 인천공항에서 철수를 결정했다. 4개 구역 중 주류담배 구역만 남기고 3개 구역을 포기했다. 2016년 이후 2년간 약 2000억원 적자를 봤고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하면 1조4000억에 달하는 적자가 날 것으로 예상해 내린 결단이다. 4월에는 중소중견면세점인 삼익악기가 사업권을 반납했다.


■ 27.9% 인하 인천공항 제안 결국 관철

인천공항공사는 1월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으로 인한 여행객 감소를 감안해 지난 2월 27.9% 일괄 인하안을 내놨지만 업계는 반발했다. 중소면세점들 또한 대기업과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면서 임대료 37.5% 인하를 주장했다. 10% 포인트로 좁히기 힘든 간극이었다. 3월에는 에스엠, 엔타스,

시티플러스, 삼익악기 등 중소중견면세점체 4개사가 인천공항공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2.1% 추가 인하안을 제시하는 등 타협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인천공항은 강경 입장을 고수하면서 각 면세점에 4월 10일까지 회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종의 최후통첩이었다. 갈등 타결 조짐은 대기업 면세점에서 나왔다. 롯데는 앞서 일부면세점 철수를 결정하면서 임대료 조정에 합의했고 신라면세점이 4월 3일 공항 제시 임대료를 수용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사흘 후 공항 제시안을 수용했다. 중소중견면세점 가운데는 삼익악기가 가장 먼저 수용 뜻을 밝혔다. 13일에는 에스엠, 엔타스, 시티플러스도 공사 안을 수용하면서 3개월여에 걸친 임대료 분쟁은 인천공항공사의 사실상 승리로 매듭지어졌다.


■ 입찰 당락에 큰 영향…임대료 경쟁은 계속

롯데면세점이 철수를 결정한 자리에 대해서는 임대료를 대폭 낮춰 재입찰에 돌입했다. 기존 3개 구역(DF1, DF5, DF8) 중 DF1(향수 화장품)과 DF8(탑승동, 전품목)을 통합해 2개구역으로 입찰에 붙였다. DF1의 사업권별 최소보장액(최저입찰금액)은 1601억원으로 기존(2301억원)대비 30% 낮췄다. DF8은 406억원으로 약 48% 줄어들었다.



하지만 임대료 경쟁은 그치지 않았다. 인천공항 입찰에서 두 구역을 싹쓸이한 신세계는 공항이 제시한 최저 입찰금액보다 67.9% 더 써냈다. 롯데는 신세계보다도 123억원을 더 써내고도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자사가 철수한 자리 재입찰에 도전했다는 '원죄' 탓 아니냐는 관측과 함께 심사의 공정성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이어진 한국공항공사 입찰에서도 임대료 경쟁은 계속됐다. 김포공항 DF2구역에서는 신라면세점이, 청주공항면세점은 두제산업개발이, 최근 김해공항 입찰에서는 듀프리토마스쥴리가 낙찰자가 됐다. 삼익악기가 철수한 인천공항 DF구역은 그랜드관광호텔이 가져갔다. 일부 예외는 있지만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가장 높은 수준의 임대료를 써낸 업체가 대부분 낙찰 됐다는 사실이다.


■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 해묵은 갈등도 여전

면세점 임대료 뿐 아니라 인천공항 내 면세품 인도장 임대료 갈등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을 운영하는 한국면세점협회는 인천공항공사의 임대료가 과다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양자간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다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정단계가 진행중이다. 법정다툼으로 비화할 소지마저 안고 있다. 공사는 인도장을 영업공간으로 보고 임대료를 부과하는 반면 협회는 비영리행위에 상업시설 임대료는 과도하다는 해묵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 인천공항 수익 중 임대료가 절반 이상

공기업으로서 인천공항공사가 임대료 장사에 지나치게 몰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은 여전하다. 인천공항공사가 2017년 거둔 2조4946억원의 수익 중 1조3161억원이 상업시설사용료다. 상업시설은 면세점과 식당 등 임대사업을 통해 얻은 수익이다. 공항 전체 수익의 52% 이상이 임대수익이라는 얘기다. 해마다 국감에서 지적받는 부분이고 올해도 예외가 아니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공사는 국내 대표적인 공기업으로 막중한 사회적 책임을 가진 조직인데 임대료 관련 지속적인 갈등을 보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전제하고 "상생의 길을 찾아 주도적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여유와 아량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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