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면세산업 결산] 4.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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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면세산업 결산] 4.무한경쟁
  • 조 휘광
  • 승인 2018.12.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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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은 오지 않고 송객수수료 출혈경쟁
기업형 보따리상이 국내 면세점 먹여살려
서울 시내면세점 13개로 2년 새 7곳 늘어


▲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 앞에서 보따리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포장을 풀어 짐정리를 하고 있다.


한국면세점은 세계 1위 시장이다. 2016년 12조 2757억원에서 작년 중국의 사드 보복에도 불구하고 14조4684억원 규모로 17.8% 성장했다. 올해는 19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작년보다 31% 이상 커진다. 이런 산업도 없다. 중국 기업형 보따리상 덕분이다. 그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송객수수료 경쟁은 도를 넘었다. 서울 강남에 대기업 면세점 2곳이 새로 들어서면서 면세점 강남대전도 막 올랐다.

 

■ 보따리상 전성시대

지난해 중국의 사드보복이 시작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를 대신해 한국 면세점을 먹여살린 것이 이른바 다이공으로 불리는 중국인 기업형 보따리상이다. 국내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인 보따리상 비중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업계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인 구매비중이 70% 이상, 이 가운데 보따리상이 80% 이상을 담당하는 것으로 추산한다. 국내면세점 매출의 60% 이상이 보따리상 몫이다. 올해 국내 면세 시장 추정액 19조원 가운데 적어도 10조원을 기업형 보따리상이 담당했다고 보면 된다. 덕분에 국내 면세점 매출은 작년보다 31%나 성장했다.


■ 송객 수수료 출혈 경쟁

중국인 보따리상으로 인한 시장 팽창은 양날의 칼이다. 겉으론 호황처럼 보이지만 그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뿌린 마케팅 비용을 감안하면 속 빈 강정이 된다. 특히 송객수수료 출혈경쟁이 문제다. 송객수수료는 여행객을 데려다준 대가로 여행사에 지불하는 리베이트다. 평상시 10% 선이지만 때에 따라 널뛰기를 한다. 7월 신세계 강남점 오픈 때 25% 안팎으로 들썩거리더니 11월에는 최대 40%선까지 점프를 했다는 소식이다. 보따리상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할인 등을 포함하면 송객수수료 40%는 사실상 영업수지를 포기한 수치다. 한 면세점이 하면 다른 면세점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다. 특히 선두권 업체가 시장점유율 유지를 위해 수수료 지르기에 앞장선다는 점에서 대기업 답지 않다는 비판을 받는다.  


■ 온다 온다하며 오지 않는 중국관광객

보따리상으로 매출 규모는 부풀릴 수 있지만 실속은 꽝이다. 중국 정부가 사드 보복 일환으로 막았던 한국행 단체관광객을 풀 것이라는 희망 섞인 보도는 연초부터 이어졌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11월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40만4000여명으로 전년동기보다 35.1% 늘었다. 그러나 사드 보복 이전의 50만명대 후반까지 회복하려면 아직도 20만명이 모자란 수치다. 설령 중국인 관광객이 이전 수준을 회복한다해도 언제까지 이들만 바라보며 국내 면세점 시장의 운명을 내맡길 수도 없다. 면세점과 여행관광업계도 베트남 등 동남아로 방한 관광객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직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 서울 시내면세점 13개 시대

면세점 강남시대를 기치로 7월 18일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이, 11월 1일에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강남에 둥지를 틀었다. 기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과 함께 면세점 강남 트라이앵글을 완성했지만 매출은 기대만큼 일어나지 않는 모양새다. 

강북 도심에 있는 전통의 강자들이 여전히 건재했다. 롯데면세점 명동 본점이 11월까지 3조85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체 면세점 시장의 22.2%를 차지했다. 올해 첫 4조원 시대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충동 신라면세점이 2조6393억원(15.2%)으로 2위, 신세계 명동점이 1조8260억원(10.5%)으로 3위에 올랐다. 3개 점포의 점유율을 합하면 47.9%로 국내 시장의 절반에 근접한다. 

그 밖의 대기업 면세점과 중소중견면세점은 매장 축소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고 있다. 12월 26일에는 탑시티면세점 신촌역사점이 부분 개장해 서울 시내에만 총 13개 면세점 시대가 열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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