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장-중소면세점 간담회] '을의 비애'…'입찰 자격'…논란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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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장-중소면세점 간담회] '을의 비애'…'입찰 자격'…논란 후끈
  • 조 휘광
  • 승인 2019.02.18 18: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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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유치 힘든 데다 가격도 대기업보다 불리"
특정업체 중소기업 자격 논란 제기로 한때 긴장
'현장 인도' 확대 제안…대기업 상생협약 무용론도


▲ 중소중견 면세점 CEO 간담회가 관세청 주관으로 지난 15일 서울본부세관에서 열렸다. / 서울본부세관 제공


중소중견 면세점 대표들은 지난 15일 김영문 관세청장을 만나 브랜드 유치 어려움 등 다양한 업계 현안을 전달했다. 또한 중소중견 면세점 입찰 자격 등 제도적 측면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관세청 주관으로 이날 서울본부세관에서 열린 중소중견 면세점 CEO 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서는 면세점 업계가 처한 현실에 대한 공감과 신규 면세점 허가 건 등 업계 현안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브랜드 유치 힘들고 구매조건 열세"

특히 중소중견기업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랜드 관리 문제가 논의 중심으로 부각됐다. 브랜드 유치 문제는 대기업과 달리 '을'일 수밖에 없는 중소중견 면세점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애로사항이다. 일부 면세품 브랜드들이 중소 면세점에 입점을 꺼리는 데다 입점한 브랜드도 구매가격 면에서 대기업에 비해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할 수 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사오는 가격 자체가 마진을 볼 수 없는 가격"이라는 호소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무엇보다 재고 확보 등을 위한 '브랜드 관계'가 어렵다"고 설명하고 "면세점 스스로 노력해야 될 분야긴 하지만 한 군데 유치하면 한두 군데가 빠져나가는 현실에서 세제혜택 등 상생 대책이 아쉽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기업이 왜 왔나" 작심발언

중소중견 면세점 자격 관련 업계의 작심발언도 나왔다. 이날 간담회에 CEO가 참석한 듀프리토마스쥴리코리아를 겨냥한 공세다. 듀프리토마스쥴리의 중소기업 자격은 지난해 김해공항 면세점 입찰 등 이전부터 논란이 됐었다. 이 회사는 지난 연말 김해공항 면세점 특허사업자로 선정된 데다 지난 12일 있었던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사업설명회에 참석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에 나서면서 업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글로벌 1위 면세점 듀프리 한국법인이 중소중견기업 행세를 하며 국부를 유출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이 입국장 면세점 입찰을 앞두고 재연된 것이다. 자칫 격앙된 분위기가 연출될 조짐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 중소중견면세점 CEO 간담회에서 김영문 관세청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 서울본부세관 제공


한 참석자는 간담회 뒤 "MD, 재무, 인사 등 모든 의사결정을 듀프리 본사에서 한다는데 중소기업인 척하는 것은 부당한 것 아니냐"면서 "사실상 '면허 대여' 행위로 특허 취소 사유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듀프리토마스쥴리가 특허 사업 확대를 추진하는 한 이런 견제와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 회사의 대응이 주목된다.

일부 참석자는 '대기업 상생협약 무용론'을 제기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도와준다고 하지만 사실상 신규특허나 갱신 등 필요할 때 시늉 뿐이라고 지적해 공감을 산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 "면세점 수요 진작을 위해 일정금액 이상은 현장 인도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중소중견 면세점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여하는 부분을 인정해 피부에 와닿는 행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었다는 전언이다.


■ "경청과 공감의 자리, 신선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면세점 산업 지속발전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청장은 업계가 어렵다는 점을 공감하고 있으며 미시적인 내용보다는 큰 그림 차원에서 산업 자체가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보자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당장 답을 낼 수 있는 자리는 아니지만 소통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방안을 찾아보자는 측면에서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반응이다.

한 참석자는 "한마디로 신선했다"고 평하고 "김 청장 취임 후 두 번째 마련된 간담회로 과거에는 이처럼 업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공감해 주는 자리가 없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도 "청장께서 관심을 갖고 있고 뭔가 도와줄 것을 찾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주요 중소중견면세점 대표 등 20여명이 참석했다. 예정된 한 시간 반의 시간을 넘겨 두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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