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장 면세점] 에스엠의 뒤집기? 엔타스의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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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국장 면세점] 에스엠의 뒤집기? 엔타스의 굳히기?
  • 조 휘광
  • 승인 2019.03.20 2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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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타스, 인천공항 '요율' 평가서 9~10점 우세 추산
에스엠, 매출.마케팅 역량 우위 내세워 역전 노려
달라진 특허심사규정 따라 당락 향방 예측 어려워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할 후보업체가 가려지면서 최종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사장 정일영)는 19일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사업권의 복수사업자로 1, 2 터미널 모두 에스엠면세점과 엔타스듀티프리 2개 사업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했다.

엔타스와 에스엠 두 회사는 각각 서울과 인천에 시내점을, 인천공항 1, 2터미널에서 공항점을 나란히 운영하는 국내 대표 중견 면세점이다. 엔타스는 별도로 인천 항만점도 운영하고 있다.

■ 사업제안서 평가 공개 안돼 순위는 몰라

사업제안서 평가점수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에 두 업체의 순위를 알 수는 없지만 엔타스가 우위를 보였을 가능성이 높다. 면세점 임대료에 해당하는 입찰요율에서 에스엠에 비해 높은 수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엔타스는 1터미널에서 41.8%, 2터미널에서 41.5%라는 요율을 써낸 데 비해 에스엠은 32.4%와 30.9%를 각각 제시했다. 에스엠이 두 곳 모두 10%포인트(P) 가량 낮은 수치다.

입찰 요율에서 두 업체는 10점 안팎의 점수차를 보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100점 만점에서 요율 점수는 40점이다. 가장 높은 요율을 써낸 업체가 40점을 받게 된다. 나머지 업체에는 이 최고 요율 대비 각사 제시 요율에 비례해 점수가 부여된다. 이를 적용하면 에스엠은 1터미널에서 31점, 2터미널에서 29.8점을 얻었다. 엔타스에 비해 각각 9점과 10.2점을 요율점수에서 잃은 것이다.


▲ 에스엠듀티프리 인천공항 출국장 면세점 / 에스엠면세점 제공

■ 임대료 점수 확 줄어들어 뒤집기 가능성

100점 만점에서 10점은 상당히 큰 점수 차다. 과거에는 이 정도 점수 차는 관세청 특허심사위원회에서 뒤집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기존 관세청 심사에서는 임대료 점수가 1000점 만점에 400점(40%)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1월 개정된 심사평가기준에서는 100점(10%)으로 확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사업계획서 심사에서 큰 차이가 없었다는 가정 하에 점수 차이를 환산하면 특허심사위원회 심사에서 엔타스는 에스엠보다 1터미널 22.5점, 2터미널 25.5점 앞선 위치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셈이다.100점 만점 기준으로 환산하면 2.25점, 2.55점이다. 에스엠 입장에서는 특허심사위원회 심사 몇 개 항목에서 우위를 얻으면 충분히 뒤집기가 가능한 차이다.

■ 사업계획서 평가 점수가 관건

인천공항 심사에서 에스엠보다 훨씬 높은 요율을 써내고도 탈락한 업체가 많다는 것은 에스엠이 사업계획서 심사에서 타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근거다.

특허심사위원회는 △보세구역 관리역량(300점) △경영능력(350점) △상생협력(100점) △시설관리권자 평가점수(250점)를 합산해 업체를 선정한다. 여기서 에스엠이 엔타스보다 우세한 점수를 얻는다면 인천공항에서 뒤진 임대요율 점수를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물론 인천공항 제안서 평가에서 엔타스가 더 높은 점수를 얻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그럴 경우 에스엠이 특허심사위원회 평가에서 입찰요율 열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수 있다.

굳히기 한판 가능성도 역전 드라마 가능성도 아직은 남아 있다. 이제 공은 관세청과 특허심사위원회로 넘어갔다. 관세청은 이르면 이달 중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최종 낙찰대상자를 선정해 인천공항공사에 통보한다. 공사와 낙찰대상자 간 협상이 성립되면 최종 낙찰자로 확정해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다. 예정대로 5월 말 국내 최초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열게 된다.


▲ 엔타스면세점 인천공항 1터미널점.


■ 유동환 엔타스 대표 "입찰 요율 이상 시너지 낼 수 있어"

유동환 엔타스면세점 대표는 '공격적' 입찰요율이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조금 높게 제시한 건 인정하지만 입국장 면세점 운영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을 감안한 전략적인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유 대표는 "인천공항 출국장 1, 2터미널에 사업장이 있고 직원이 250명이 넘는다. 입국장을 운영하게 되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고 구매파워가 오르면서 모든 사업장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입찰 요율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평가기준이 바뀐 게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는 "일부 공감하긴 하지만 처음부터 1등 한다는 자세로 시작했다"면서 "기준이 바뀌었어도 우리가 해낼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사업제안서 점수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공개가 안돼 확실히는 몰라도 큰 점수 차이는 없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 김태훈 에스엠 대표 "매출 실적, 마케팅 역량 강점"

김태훈 에스엠듀티프리 대표는 자사의 강점으로 매출 실적, 브랜드 유치 능력, 마케팅 역량을 강조했다. 입찰 요율 열세에도 불구하고 후보업체로 선정된 데 대해 "입국장에 대한 마케팅 역량을 인정받은 것 아닌가 싶다"면서 "브랜드 유치, 운영능력 등에서 가산점까지는 몰라도 감점 요인은 없었을 것"이라고 겸손해 했다. 김 대표는 "그런 부분 말고는 제안서평가 결과 큰 차이는 없었을 것으로 보고 관세청에 낼 제안서를 열심히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에스엠은 작년 전체 면세점에서 1600억 매출을 달성해 중견 면세점 가운데 가장 많은 실적을 기록하며 이번에 당락을 겨루는 엔타스의 761억원를 크게 앞섰다. 에스엠은 최근 있었던 두 번의 면세점 입찰(김포공항, 김해공항)에서 모두 후보사업자로 선정되고도 최종심사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겼고 이번 도전이 삼세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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