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N코리아 일부 사업자 "부당해임–인수조건 일방 변경 등 전형적 갑질" 美 본사와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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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N코리아 일부 사업자 "부당해임–인수조건 일방 변경 등 전형적 갑질" 美 본사와 갈등
  • 김상록
  • 승인 2019.12.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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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트워크 기업 ACN의 한국 지사 ACN코리아 측 일부 사업자들이 본사가 갑질을 일삼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ACN 본사가 대니 배 전 아시아영업총괄 부사장과 ACN코리아 인수 제안을 논의하던 과정에서 터무니 없는 조건을 제시했고, 대니 배 전 부사장의 임기와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해임을 통보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본사가 국내 현실을 무시한 채 사업자들을 우롱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ACN은 2010년부터 한국에서 '알뜰폰' 등 서비스를 개시한 회사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에 소재한 ACN 본사 전경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롯에 소재한 ACN 본사 전경

배 전 부사장은 아시아권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한 ACN의 전략에 따라 아시아 영업총괄을 위임 받고, 2010년 한국에 ACN코리아 설립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그는 전 세계 26개국에 진출한 ACN 글로벌 매출의 약 18%를 국내에서 달성하며 ACN코리아를 성장시켰다는 평이다.

그는 지난해 8월 본사로부터 국내 사업체 ACN코리아의 인수를 제안 받았다. 본사는 몇몇 회사로부터 매각 의사 타진을 받았지만 실질적 사업리더인 대니 배에게 매각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창립자들(좌우 2명씩 4명)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아 2010년 9월 ACN아시아영업총괄부사장으로 취임한 대니 배(가운데)
창립자들(좌우 2명씩 4명)로부터 능력을 인정 받아 2010년 9월
ACN아시아영업총괄부사장으로 취임한 대니 배(가운데)

미국 본사가 제시한 당시 매각가격은 4천만 달러(약 450억원). 대니 배 전 부사장은 이미 비즈니스를 영위하고 있던 한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싱가포르, 동남아 등으로 비즈니스를 확대할 수 있다고 여겨 본사와의 협상을 적극적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한 IB업계 관계자는 "본점이든 지사이든 비상장 회사의 가치를 평가하는 여러 방법들이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 계산하든 ACN코리아의 한 해 매출과 이익을 감안하면 상당 부분 과대 평가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ACN본사는 이후 협상 과정을 통해 가격을 조정했으며, 지난 10월 애초 제안한 가격의 35% 선으로 협의에 이르렀다. 하지만 10월에 이르러 상호 입장이 달라 매각 건은 결렬되고 말았다. 

대니 배 전 부사장과 인수 제안을 두고 함께 논의한 사업자들은 "이런 말도 안 되는 조건을 제시했다는 점은 애당초 회사를 팔 생각이 없었다는 증거다"며 허탈감을 내비쳤다.

ACN코리아 사업자 김모씨는 "매각 과정에서 보여준 본사의 이중적 플레이, 인적자원 홀대, 사업자 편가르기 등의 행태를 봤을 때 더 이상 본사를 신뢰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는 한국면세뉴스에 "대니 배는 9월말에 해임됐다. 나를 비롯한 사업자들 중 60%는 쉬고 있다. 40%는 ACN코리아에 남아서 갈라진 상태다.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됐다. 이제 갈길이 다르다고 봐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니 배는 준비를 착실히 했는데 본사가 지난 4월달에 일방적으로 매각을 중단시켰다. 사실 매각 과정에서 갑질이라는 건 있을 수 있다. 서로 조건이 안 맞으면 값을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니 배가 ACN코리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 그의 입지로 봤을 때 다른 기업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협상할 상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사업자들도 대니 배의 리더십을 좋아하고 따른 경우가 많다. 본사가 매각을 부당하게 처리하면서 그 와중에 대니 배의 해임건까지 불거지니까 사업자들이 화가 난 것이다"고 했다.

김씨는 "회사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지금 당장 ACN과 관련된 사업에 대해 전망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ACN과 커뮤니케이션을 맡아왔던 대니 배가 해임됐기 때문에 사업자들의 분위기도 완전히 가라 앉아있다. 60% 이상은 이대로는 사업을 못하겠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서울시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ACN코리아 전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소재한 ACN코리아(7층, 12층) 전경.
일방적인 부사장 해임과 보상안 변경으로 사업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ACN코리아 마케팅팀 관계자는 김씨 측 주장에 대해 "별도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면세뉴스는 반론권 보장을 위해 ACN코리아의 추가 답변이 오면 기사화할 예정이다.

ACN은 각국 통신사와 전기, 가스 등 에너지 기업과 소비자를 연계해주는 서비스를 주요 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 26개국에 진출해있으며 한국은 2010년, 일본은 2016년부터 '알뜰폰' 등 서비스를 개시하고 있다.

박홍규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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