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기 완화, 다이어트, 염증 억제 등 호박의 다양한 효능이 알려지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호박즙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런데 시판 호박즙 중엔 소량의 원액에 물을 많이 넣어 희석하거나 제조과정이 안정적이지 못해 영양분 손실이 큰 제품들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에 호박의 영양을 제대로 섭취할 수 있는 호박즙을 고르려면 ‘아르기닌 함량’을 꼭 따져보는 것이 좋다. 아르기닌은 호박의 대표 유효성분으로, 호박즙 제조 과정에서 물을 넣어 희석하거나 필요 이상 많은 물을 첨가하여 생산량을 늘린 경우 아르기닌 함량이 정상보다 크게 낮아 품질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이처럼 아르기닌 함량이 호박즙의 품질을 잘 보여주기 때문에, 온라인으로만 판매되는 저가 호박즙들의 경우 아르기닌 함량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것들이 많다. 제품 판매 페이지에 아르기닌이 풍부하다는 일반 정보만 게재하고 정작 상세 함량을 밝히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좋은 호박즙을 고르려면 아르기닌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다만, 단순히 함량이 얼마라고 나오는 것보다는 수치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성적서까지 함께 있어야 믿을 수 있다. 아르기닌 함량을 정확하게 측정했을 경우, 공인검사를 거쳤다는 의미의 ‘WCS’ 표시가 있으므로 이를 살펴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호박즙을 잘 고르려면 제품의 ‘추출방식’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호박즙을 만들 때 호박을 고온에서 끓인 후 압착하는 열수 추출 방식을 거칠 경우, 열에 민감한 영양성분이 대거 파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02년 ‘한국조리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비타민 용액을 가열 살균한 결과 100℃에서 단 5초만 가열해도 비타민C 함량이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호박의 영양소들은 보통 70~100℃ 이상의 온도를 가하게 되면 최대 100%까지 영양분이 파괴될 수 있다”며 “호박즙을 고를 땐 반드시 50~60℃ 이하의 온도에서 추출한 제품을 골라야 좋다”고 말했다.
한편, 호박과 같은 식물 영양소 중 일부는 단단한 세포벽에 둘러싸여 그냥 먹으면 인체가 이를 온전히 흡수시키기 힘들고, 먼저 효소 등을 이용해 세포벽을 분해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때문에 좋은 호박즙을 먹으려면 저온 추출 외에 반드시 ‘효소 추출’까지 거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효소 발효 과정을 거친 호박즙은 세포벽이 허물어질 뿐만 아니라, 각종 고분자 성분이 저분자로 전환돼 체내 흡수율도 높다. 실제로 호서대학교 식품생물공학과 연구팀이 효소처리한 연잎 추출물의 성분 함량을 조사해 본 결과, 칼리코신, 포르모노네틴 등의 유효성분 추출률이 비처리군에 비해 최대 5배나 높았다.
최근 호박즙의 인기가 높아지며 시중에 저렴한 호박즙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 국내 유통되는 저가형 호박즙 중 일부는 원액을 물에 희석시켜 만드는 등 제대로 된 제조방법을 거치지 않기도 한다. 좋은 호박즙을 고르려면 핵심 성분인 아르기닌 함량이 정확하게 나와 있는지, 또 그 수치가 공신력 있는 ‘WCS’ 표시와 함께 나타나 있는지 등 꼼꼼하게 알아보고 구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허남수 기자 kdf@kdf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