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찾는 중국인 관광객...‘럭셔리 브랜드’ 유치 땀 ‘뻘뻘’ 국내 면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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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찾는 중국인 관광객...‘럭셔리 브랜드’ 유치 땀 ‘뻘뻘’ 국내 면세점
  • 김선호
  • 승인 2016.03.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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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되는 중국 소비시장, 임금 UP 기대치 높아...명품 ‘더 산다’
명품 찾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어떤 면세점 가야 돼요?”


중국인들의 소비 트렌드가 더욱 ‘럭셔리’ 브랜드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국 내에선 높은 관세로 인해 수입 브랜드 가격이 높은 만큼 해외관광을 통해 명품 소비를 즐길 것이라는 예측이다. 중국인 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국내 면세점들이 ‘명품 브랜드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늘어난 면세점에 ‘명품 브랜드’ 몸값이 천정부지로 높아져 난항을 겪고 있어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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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소비자는 물론 중국인에게도 명품으로 널리 알려진 루이비통 제품이 일례다. 루이비통 ‘튀렌트 MM’ 제품 가격은 3월 24일 기준 중국 현지(공식 價) 12700위안(한화 약 227만 1903원)인 반면, 국내 공식 매장에 직접 문의한 결과 198만원, 중국 현지보다 약 13% 값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롯데면세점 오프라인 매장에선 1570달러(한화 약 182만 9835)로 판매되고 있어 중국 가격 대비 19% 절감된 값이다. 즉 중국인 관광객 입장에선 현지보다 해외 면세점을 이용 시 최대 약 44만원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글로벌 컨설턴트 회사 McKinsey는 ‘2016 중국 소비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인들의 임금이 인상되고, 향후 5년 동안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여 그만큼 소비량도 커질 것이다”며 “중국인 55%가 향후 더욱 임금이 인상될 것으로 바라보며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갑이 두둑해지는 만큼 향후 소비량도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중국인들의 쇼핑 카트엔 매스(Mass)보다 고급(Premium) 브랜드 상품이 더 담길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여가를 위한 지출이 높아지는 만큼 해외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 수치가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아시아 증권회사 CLSA 또한 블룸버그 경제지를 통해 “중국 아웃바운드 관광시장이 2020년엔 2억 명에 도달할 정도로 가파른 성장 추이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즉 해외관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나는 만큼 해외 소비량도 덩달아 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들의 지갑을 열 수 있는 명품 브랜드 유치에 국내 면세점들이 난항을 겪고 있어 매출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H_001 사진=김선호 기자/ 3월 25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는 용산 신라아이파크면세점. 부티크 매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5층 매장이 가려져 있다.

국내 면세점들은 한 목소리로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콧대가 높아졌으며,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갔다”고 외쳤다. 국내 면세점 점포 수가 늘어난 만큼 브랜드 입장으론 입점 선택지가 넓어졌기 때문이다. 또한 매장 수를 늘리기 보단 ‘적합한’ 매장을 찾는다는 이유로 ‘재고 따지고’ 있는 중이다. 글로벌 면세점 전문지 무디리포트는 명품 브랜드 고위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명품 브랜드는 매장 문이 많아지는 것보다는 인근 환경과 상권이 자사 브랜드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지를 중요시 한다. 명품 브랜드 유치 관건은 ‘수’가 아니라 ‘질’이다”라고 보도했다.

신규면세점 입장으로는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한데 이어 명품 브랜드 인테리어 비용에 상품 입고까지 수억대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돼 브랜드 유치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면세시장에 첫 진입한 만큼 매출액이 증명되지 않아 더욱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들의 면세점 소비량도 줄고 있어 설상가상의 상황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이 전폭적으로 늘기 시작한 2014년 면세점에서 이들의 1인당 평균구매액은 346달러(한화 약 40만원), 2015년엔 337달러(한화 약 39만원)으로 낮아졌으며, 중국 내에서도 면세점(입국장 면세점 및 하이난면세점)을 확충하고 있어 매출은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일본과 태국의 면세시장 또한 정부의 지원 아래 중국인 관광객을 꽉 붙잡고 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성장 둔화도 국내 면세산업에 위기로 다가오고 있다. 올해 2월 일본과 태국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38.9%, 20.% 성장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5.9% 성장에 그쳤다.

사면초가에 놓인 국내 면세점들에게 새로운 유통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5월 오픈 예정인 신세계면세점과 관련 “어메이징한 콘텐츠로 가득 찬, 세상에 없던 면세점을 만들겠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어메이징한 콘텐츠’를 위해 해외 신진 브랜드 발굴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산은 ‘두타면세점’으로 명명하고 동대문 패션타운과 연계, 스타일리쉬한 면세점을 만들 것으로 보인다.

TR_002 사진제공: 신세계/ 서울 신세계면세점이 들어서는 신세계백화점 본점 전경.

새로운 유통전략과 콘셉트가 국내 면세시장에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인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이 천편일률적인 ‘명품’과 ‘럭셔리’가 아니라 문화체험을 중시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미용·패션 등 한류 열풍을 반영한 체험존 마련 및 식도락을 면세점에서 즐길 있도록 하는 쇼핑·레저·숙박 등이 원스톱으로 이뤄지는 한편, 다양한 콘셉트의 여행상품 개발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관광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교통편의에서부터 볼거리·먹거리 등이 관광특구에 활성화돼 관광객들의 오감을 자극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명 상점이나 장소를 두고 ‘안 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온 사람은 없다’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방한 외래관광객들에게 ‘관광 한국’이 이런 의미이기를 바라는 업계 현장의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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