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영자 인테리어YJ 마스터..."20년 이상 살아갈 고객 생각에 진심 KCC글라스 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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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영자 인테리어YJ 마스터..."20년 이상 살아갈 고객 생각에 진심 KCC글라스 시공"
  • 박주범
  • 승인 2023.04.07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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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겐 집, 누군가에겐 쉼터, 누군가에겐 삶의 터전인 공간에 인테리어를 통해 가치를 더하는 사람들"

컬러 안목 살려 ‘홈데코 컨설턴트’ 역할까지 책임
‘주객전도’에 오지랖 인테리어 시공
홈씨씨 인테리어 광주광산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영자 마스터

“10년, 20년을 제가 만든 공간에서 살아갈 고객을 생각해서라도 진심을 담아서 시공하고 싶어요”

KCC글라스의 인테리어 전문 브랜드 홈씨씨 인테리어는 함께하는 우수 파트너에게 ‘마스터' 호칭을 부여한다. 인테리어YJ의 정영자 마스터는 주부의 마음을 사로잡는 컬러 감각으로 입소문을 타 최근 상가 건물까지 시공 분야를 확장했다. 홈씨씨 인테리어 광주광산점에서 그의 시공 노하우를 직접 들어봤다.

■ 컬러 안목 살려 ‘홈데코 컨설턴트’ 역할까지

Q: 담당하시는 시공 분야를 소개해주세요.

A: 주거 공간의 토털 인테리어가 주력 분야죠. 그런데도 인테리어 시공을 하러 왔다가 홈데코 컨설팅까지 하고 가는 경우가 많아요. 가구와 가전제품도 주부의 큰 고민이니까요. 며칠 전에도 아이방 가구와 침구류까지 결국 제가 같이 쇼핑해드리고 말았네요.

Q. 왜 그렇게까지 하는가요?

A: 집에 관해 이야기하다 보면 고객분들과 친구처럼 가까워져요. 제 오지랖일지도 모르지만 자꾸 수다를 떨게 되네요. 아무래도 고객분들이 컬러에 대한 안목 때문에 계속 물어보시는 것 같아요. 하하, 이쯤 되면 홈데코 컨설턴트라고 불러도 될 것 같지 않나요?

Q: 컬러에 대한 뛰어난 안목의 비결이 궁금합니다.

A: 한창 아이들 키울 때 홈데코 용품을 직접 만들며 안목을 키웠죠. 현장을 뛰는 지금의 모습과는 다르게 제게도 재봉질을 좋아하는 평범한 주부였던 시절이 있었어요. 집에 필요한 것은 뭐든 직접 만들어 썼는데,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상을 고민했던 게 컬러에 대한 안목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Q: 인테리어 시공업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주변에서 손재주를 알아준 덕분에 신축 아파트의 구경하는 집에 제가 직접 만든 홈데코 용품을 선보였어요. 그런데 전시를 준비하다 보니 주변 인테리어 자재가 눈에 거슬리더라고요. ‘나라면 더 부드러운 색의 벽지를 골랐을 텐데, 바닥재는 밝은색의 마루 자재가 더 따뜻해 보일 텐데’ 아이디어가 샘솟자 숨이 멎는 듯했죠. 그때 인테리어 시공업에 반해버렸어요.

Q: 배움에 어려움은 없었나요?

A: 40대가 다 되어 배웠으니 늦깎이 학생이죠. 수첩 한 권 들고 직접 현장을 따라다니며 타일, 벽지, 장판을 고르는 눈을 키웠어요. 그런데 장판을 뜯는 소리, 본드를 바르는 냄새까지도 좋아서 힘든 줄도 몰랐어요. 그때의 열정이 10년간 지속돼 2018년 실내건축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주택뿐만 아니라 상가 공간까지 시공을 진행하게 됐네요.

■ 내 집처럼 앞장서는 ‘주객전도’ 시공

정영자 마스터가 시공한 인테리어

Q: 10년간 인테리어 시공업을 이어온 이유가 있나요?

A: 고객분들의 취향을 엿보는 순간이 가장 짜릿하거든요. 고객분들과 정신없이 수다를 떨다 보면 디자인 아이디어가 수십 개는 나와요. 함께 사용할 가구와 가전제품의 사진을 보며 시뮬레이션도 해보고, 새로 구입해야 하는 경우에는 어떤 가구가 어울릴지 고민하며 쇼핑도 같이 나서죠. 이렇게 자꾸 세세한 부분까지 간섭하다 보니 한번은 고객분과 함께 가구를 사러 갔는데 제가 집주인인 줄 알더라고요.

Q: ‘주객전도’가 되었네요.

A: 하하! 제집처럼 앞장서다 보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네요. 버릴까 말까 고민되는 고가구, 저는 치우지 말라고 해요. 의미가 있잖아요? 80대 노부부의 손때 묻은 장롱도 있고, 신혼부부가 머리 싸매며 고른 탁자도 있어요. 조화롭지 않을까 걱정하는 고객이 많지만 어떤 가구든 어울리는 공간을 만드는 게 제 자부심이고 실력이니까 자신 있게 조언하죠.

■ 편백나무가 돋보이는 ‘퓨전 인테리어’

Q: 시공 후에도 연락을 주시는 고객이 있나요?

A: 아이 셋을 키우는 부부 내외가 번갈아 가며 감사 연락을 주셔서 가슴이 뭉클한 적이 있어요. 10여 년 전 광주광역시 신축 아파트에 보여주는 집 시공을 한 적이 있어요. 30대 부부의 휴식 공간과 아이 셋을 위한 놀이 공간을 조화롭게 구성하는 것이 고민이었죠. 퓨전 디자인에서 그 답을 찾았는데, 모던 인테리어에 한옥 자재를 집어넣고 나니 온몸에 소름이 돋더라고요.

Q: 퓨전 디자인의 특징은 무엇이었나요?

A: 편백나무 자재를 선정한 것이 신의 한 수였죠. 작은방 중천장의 석고를 철거하고, 편백나무와 한지로 한옥 특유의 서까래를 구현했어요. 90cm 높이로 편백나무 벽체를 시공한 것도 특징이에요. 편백나무의 밝은 컬러감이 외부 복도의 모던한 공간과도 잘 어우러진 덕분에 시공하고 나니 도저히 30평형대로 보이질 않더라고요. 이곳이 구경하는 집으로 공개되었을 때, 많은 분이 문의하셔서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죠.

Q: 10년 전의 일인데도 생생히 기억하고 계신 듯합니다.

A: 아이 셋을 키우는 건 참 힘들죠. 젊은 나이에 많은 아이들을 키우며 집까지 구하느라 얼마나 마음고생했을까 싶어 고객분들이 귀찮으실 만큼 디자인 제안을 많이 했던 공간이라 잊지 못해요. 지금까지도 종종 연락드리는데, 매번 인테리어 하길 잘했다고 고마워하세요. 하하. 얼굴도장을 자주 찍은 덕에 제 진심을 알아봐 주신 것 아닐까요?

■ 조화로운 인테리어로 ‘온기’ 만들고파...

정영자 마스터가 시공한 인테리어
정영자 마스터가 시공한 인테리어

Q: 인테리어 시공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A: 공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온기'라고 생각해요. 사람과 공간이 조우하며 내뿜는 따스함이 제 눈에는 보이거든요. 따뜻해야 하는 건 집뿐만이 아니에요. 최근 홈씨씨 인테리어를 통해 작은 상가의 미용실을 디자인한 적이 있어요. 시공 후 미용실을 다시 찾았을 때, 만남의 광장처럼 모여 앉은 손님들의 모습을 보고 심장이 뛰었죠.

Q: ‘온기’를 추구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그간 잘못된 인테리어 현장을 많이 목격했어요. 화장실 배관 작업을 하지 않고 도기로 덮어 누수 문제가 발생한 경우, 도배 시 걸레받이 작업을 하지 않아 생활감이 그대로 남고 벽지가 들뜨는 경우 등 보기만 해도 속상하고 그곳에서 생활한 고객의 건강이 걱정됐죠. 사람이 행복해야 비로소 집도 좋은 공간이 되는 거예요. 그렇기에 사람과 공간의 조화로움에 초점을 맞춰 적은 비용으로 삶에 큰 변화를 주는 전문가가 되고자 결심했죠.

Q: 사람과 공간, 어떻게 조화를 이루게 할 수 있을까요?

A: 공간에만 집중해서는 절대 정답을 찾을 수 없죠. 인테리어는 기성품이 아닙니다. 우선 고객이 겪는 어려움을 잘 살펴 전환점을 찾는 것부터가 인테리어의 시작이에요.

Q: 사람에 초점을 맞춘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A: 임대인이 욕실 시공을 의뢰했던 원룸형 셋방이 기억에 남네요. 임대인은 가장 저렴하게 시공하길 원하셨는데, 임차인은 몸이 아프다고 호소하시면서 비용을 조금 더 들이더라도 잘 고쳐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두 분의 입장 차이를 이해했기 때문에 제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임차인의 상황과 임대인의 비용에 맞춰 곰팡이 핀 욕실을 꼼꼼하게 고쳐드렸어요.

Q: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망설여지지 않았나요?

A: 아뇨, 먹고사는 문제보다 제 마음이 편한 게 중요하죠. 욕실을 고친 덕에 기침 증상이 나았다고 임차인이 직접 감사 인사를 주셨어요. 이처럼 사람과 사람이 서로 행복하도록 배려하는 공간도 제가 추구하는 조화로움이에요. 10년, 20년을 제가 만든 공간에서 살아갈 고객을 생각해서라도 진심을 담아서 시공하고 싶어요.

인터뷰를 마친 정영자 마스터는 다음 주 가족과 해외여행을 떠난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여행 중에도 공간의 자재와 디자인만 눈에 들어온다며 ‘직업병’이라 말한 그는 여행으로 일주일간 고객과 수다를 떨지 못해 아쉽다는 볼멘소리도 덧붙였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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