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서비스 불충분 운운"…20년 경력 소아과 의사, 보호자 악성 민원에 폐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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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서비스 불충분 운운"…20년 경력 소아과 의사, 보호자 악성 민원에 폐과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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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7.06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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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페이스북 

한 소아과 전문의가 환자 보호자의 악성 허위민원에 시달려 병원 폐과를 결정한 사연이 알려졌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나라 모든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오늘도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라며 한 소아청소년과 병원의 안내문 사진을 올렸다.

해당 병원의 A원장은 안내문을 통해 "꽃같은 아이들과 함께 소아청소년과의사로 살아온 지난 20여년, 내겐 행운이자 기쁨이었다"면서도 "2019년생 자녀를 둔 한 보호자의 악성 허위민원으로 인해 2023년 8월 5일로 폐과함을 알린다"고 말했다.

그는 "타 병원 치료에 낫지 않고 피부가 붓고, 고름과 진물이 나와서 엄마 손에 끌려왔던 4살 아이는 두 번째 방문에서는 보호자가 많이 좋아졌다고 할 정도로 나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하지만 보호자는 간호사 서비스 불충분을 운운하며 허위, 악성 민원을 제기했다. 환자가 아닌 이런 보호자를 위한 의료행위는 더 이상 하기 힘들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향후, 보호자가 아닌 아픈 환자 진료에 더욱 진심을 다하기 위해 소아청소년과의원은 폐과하고, (만성) 통증과 내과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로 살아가겠다"며 "더 이상 소아청소년 전문의로 활동하지 않아도 될 용기를 준 해당 보호자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꼬집었다.

또 "소아청소년과 진료와 관련된 필요한 서류가 있는 경우, 폐업 전에 신청해주시면 성실히 작성해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임 회장은 "A 원장과 20분 가량 통화 했다"며 "실제로 얘기를 들어보니 더 심각하고 더 화나는 일이다. 이건 정말 전 국민들이 알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일부 소아과 병원에선 전공의가 줄면서 소아환자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담 전문의가 많지 않은 수련 병원은 그런 현상이 더욱 심했다.

지난달 2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입수한 '전공의 수련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연차별 수련 현황'에 따르면 2023년 소아과 전공의 수는 304명이었다. 이는 2018년 850명에서 546명 줄어든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현재 소아청소년과 환자와 보호자가 겪고 있는 극심한 외래진료 대기, 응급·입원진료 지연으로 인한 불편과 불안 등은 근본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진료 인력이 부족해 초래된 것"이라며 정부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한국면세뉴스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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