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수천만원대의 외부 컨설팅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예산 집행과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는 등, 경영을 방만하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마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국마사회는 2023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와 관련해 두 곳의 민간 회사로부터 총 3420만원 상당의 컨설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사회는 경영평가와 관련해 지난 2020년 1870만원, 2021년 1375만원, 2022년 660만원을 각각 지출했다.
안 의원은 "지난 2022년 한 해 한국마사회 내부에서는 경주마가 뒤바뀌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을 뿐만 아니라 회장과 주요 임원들의 ‘황제 승마’문제까지 불거진 점을 감안했을 때 마사회가 받은 성적은 대내외적으로 의외라는 평가가 있었다"며 "이 같은 의외의 경영평가 성적 향상의 뒤에는 수천만원대 민간 컨설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또 "한국마사회는 경영평가를 위한 민간업체 컨설팅에 수천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어떠한 결과 보고서 한 장도 작성하지 않은 점도 확인됐다"고 했다.
한국마사회와 유사한 농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는 올해 경영평가 자문을 위해 550만원을 지출했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경우 지난 5년간 외부 컨설팅 관련 비용을 전혀 지출하지 않았다. 두 기관은 2022년 경영평가에서 마사회와 동일한 '양호' 성적을 받았다.
마사회는 면담 등의 명목으로 경영평가 위원과 별도의 식사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올해 총 55차례에 걸쳐 526만6700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사용처는 주로 식당, 카페였으며 비용은 한 번에 많게는 40만원대까지 쓴 것으로 확인됐다.
안 의원은 "민간 컨설팅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과도한 수준의 혈세를 쏟아붓는 경영평가는 평가를 위한 평가로 변질시킬 우려가 있다"며 "마사회는 민간 컨설팅 비용에 집행되는 예산을 적절하게 재검토하고, 여전히 만연해 있는 마사회 내 방만 경영을 바로잡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면세뉴스는 이와 관련해 한국마사회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한편, 정기환 마사회 회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해 2월 임명됐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