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함·사고 끊임없는 대한항공 조원태호…아시아나 인수만큼 중요한 건 안전이다 [KDF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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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함·사고 끊임없는 대한항공 조원태호…아시아나 인수만큼 중요한 건 안전이다 [KDF 시선]
  • 김상록
  • 승인 2023.11.30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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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국내 1위 항공사 대한항공의 안전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기체 결함에서 비롯된 사고가 대다수이며 이로 인한 회항, 출발 지연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승객의 몫이 됐다. 이는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에 걸맞은 모습이 아니다.

대한항공 사고사는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4월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베트남 호찌민으로 가던 대한항공 여객기가 엔진에서 불꽃이 튀어 이륙 한 시간 만에 회항했다.

A330 항공기는 지난해 7월, 10월, 12월 세 차례 엔진 이상으로 비상 착륙 및 회항했으며 올해 4월에는 기체 결함만 3건이 발생했다. 지난 8월에는 인천공항에서 이륙한 KE081편(A380)의 랜딩기어(착륙장치)에 문제가 발생한 사실이 이륙 후 약 30분 뒤 발견돼 회항했다.

또 11월 29일 오후 4시 40분 인천발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행 대한항공 KE 671편의 조종석 유리창이 균열돼 이륙 2시간 만에 회항했다. 그동안 발생한 사고로 인해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수록 승객들의 불안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사고가 잦아지면서 대한항공의 안전성 평가는 한 등급 떨어졌다. 국토교통부가 올해 5월 24일 발표한 2022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상이동 중 항공기 간 접촉(2022년 9월 런던)과 착륙 중 활주로 이탈(2022년 10월 세부)사고로 전년(A등급)대비 하락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2일 서울 강서구 항공안전감독관 사무실에서 대한항공 등 국적항공사 11개사 대표이사들과 항공안전비상대책회의를 열고 "최근 잇따른 항공사고에 국민의 걱정이 통상적 수준을 넘었다"며 "할 일 다 했다고 주장하지 말고 특단의 점검과 조치계획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원 장관의 강조 이후에도 대한항공의 안전성은 개선되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지난달 2일 화물부문 매각을 결정하면서 2020년 11월 이후 추진됐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유럽연합, 미국, 일본의 합병 승인 여부가 관건이다.

대한항공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조건부 합병 승인을 얻기 위해 ‘기업결합을 한 뒤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시정조치안을 EC에 제출했다. 내년 1월 말까지 EC로부터 합병을 승인받은 뒤 미국과 일본의 경쟁당국에서도 합병 승인을 받겠다는 계획이다.

합병 절차가 장기화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고용 불안도 나타나는 분위기다. 지난 23일 아시아나항공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회사의 정규직 직원 수는 7998명으로 지난 2분기(8066명)대비 68명이 줄어든 수준이다. 한달에 약 20여명씩 감소했다.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절차가 아직 마무리되지 못하는 상황 속 아시아나항공의 신규 채용은 멈췄다.

대한항공은 이미 아시아나와의 기업결합 관련 자문 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합병에만 집중하느라 정작 안전 관리에는 소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합병의 불확실성을 해결한 것도 아니다.

대한항공이 보유한 항공기는 총 150여 대로, 이중 31대가 연식이 20년 이상된 노후 항공기다. 합병 자문 비용은 과감하게 쓰면서 안전 투자에는 인색한 것인가. 대한항공은 SNS 공식 계정에 '하늘 위의 완벽함'이라는 문구를 기재했다. 혹시 대한항공이 알고 있는 완벽함이라는 말에 다른 뜻이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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