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 후 '입싹닫?'…농협은행, ELS 상품 손실 위험 불충분 설명 논란 "안 물어보지 않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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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후 '입싹닫?'…농협은행, ELS 상품 손실 위험 불충분 설명 논란 "안 물어보지 않았냐"
  • 김상록
  • 승인 2023.12.0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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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캡처

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의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은행권이 해당 상품의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NH농협은행이 투자자들에게 손실 위험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날 JTBC 보도에 따르면 2021년 초 NH농협은행에서 홍콩H지수와 연계한 ELS에 2억원을 넣은 이모씨는 ELS사태가 불거지기 시작한 즈음 은행에서 투자설명서가 담긴 문자를 받았다.

그는 가입 당시 상품설명서는 보지 못했고, 지난달 15일 처음 문자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만기를 3개월 남긴 시점이었다.

이씨는 은행 담당자에게 "여윳돈을 가지고 하라고 말씀을 하셨어야 되는거 아니에요? 다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인데?"라고 따졌다. 담당자는 "사인을 하시면서 '이거 최대 원금손실 있을 수 있는데?'라고는 안 물어보셨을 거 아니에요. 그럼 제가 말씀드렸겠죠"라고 답했다.

이씨는 ELS의 불완전판매 논란이 커지자, 은행이 뒤늦게 설명서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1일 한국면세뉴스는 회사의 입장을 듣고자 NH농협은행 관계자에게 문자, 전화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이 닿지 않았다.

반면, A 은행 관계자는 이날 한국면세뉴스에 "H지수 편입 ELS 판매금액은 400억원 규모로 극히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리스크 부서가 중국 및 홍콩 투자상품 신규 출시를 보류하거나 비중을 축소하도록 투자상품 부서에 전달하면 이러한 의견을 적극 수용해 H지수 편입 ELS 비중을 최소한으로 유지하여 손실을 예방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출시 보류·비중 축소 결정은 중국 및 홍콩 주식시장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가입한 ELT 상품 현황(공정가액, 기초자산의 가격 등)을 월 1회(기존 분기 단위에서 8월부터 안내 주기 단축) 안내하고 있고, 10월부터 홍콩H지수 시황을 투자자에게 SMS로 안내 중"이라고 전했다.

또 "관리 영업점에서 전고객과 접촉하며 고객관리를 강화하고, 영업점 직원들의 시장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매월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초청해 시황 세미나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ELS 상품 손실 관련 긴급 실태 조사에 나섰다. 

지난달 2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일부터 ELS 상품을 수년간 팔아온 은행과 증권사를 대상으로 사실상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상품을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들이 가입자들에게 손실 가능성, H지수의 높은 변동성 등을 충분히 알리고 설명했는지 여부를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에서는 금감원 은행검사1국의 현장 조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 출장 조사는 다음 달 1일까지 10영업일에 걸쳐 이뤄질 예정이다. 하나·신한·우리·NH농협 등 주요 판매 은행들에 대해서도 서면 조사 방침을 정한 상태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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