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울 머플러' 판매해온 무신사…뻔뻔·무능·무책임 3종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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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울 머플러' 판매해온 무신사…뻔뻔·무능·무책임 3종 세트
  • 김상록
  • 승인 2023.12.0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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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그간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머플러를 '울'(양털·WOOL)이라고 속여서 판매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같은 의혹이 3년 전부터 제기됐음에도 무신사는 이를 인정하지 않다가 성분 혼용률 검사 결과가 나오자 뒤늦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내 1위 업계라는 이름 값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1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무신사와 29CM, W컨셉(SSG 자회사), EQL(한섬) 등 온라인 쇼핑몰은 울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247서울의 합성섬유 제품을 울 머플러라며 3년 가까이 판매했다. 247 서울은 주식회사 선세가 만들어 주로 온라인에서 머플러, 장갑과 가방을 판매하는 의류 브랜드다. 

연합뉴스가 소비자 제보를 토대로 섬유산업에 관한 시험과 연구를 수행하는 공인 기관 카트리(KATRI) 시험연구원에 문제가 된 제품의 성분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들 쇼핑몰에서 판매된 '프티 하프 머플러(PETIT HALF MUFFLER)'는 레이온 50.2%, 폴리에스터 31.0%, 나일론 18.8% 등으로 구성됐다. 쇼핑몰 상품정보에 적힌 울 50%, 폴리에스터 50%의 혼용률 정보와 판이했다.

'247 버진 울 머플러'도 폴리에스터 67.6%, 레이온 32.4%로 구성됐을뿐 울은 없었다. '울 72%, 비스코스 28%'라는 상품 정보와 달랐다.

이 과정에서 나타난 무신사의 대응은 아마추어에 가까웠다. 20대 여성 A씨는 무신사에 여러 차례 제품의 검사 결과를 알려달라고 문의했으나 무신사는 '문제가 없는 제품'이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이에 A씨는 연구기관을 찾아 직접 검사에 나섰다.

무신사는 결국 A씨가 제품의 성분 혼용률 검사 결과지를 보여주고 나서야 사실을 인정했다. 이후 환불 안내문을 게시하고, A씨에게 전화로 자세히 살피지 못했다며 사과하고 A씨의 머플러 성분 검사 비용도 지불했다고 한다. 꼼꼼하게 확인을 해보지도 않고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무신사의 뻔뻔함이 나타난 순간이었다. 

무신사는 A씨에게 거짓으로 답한 경위에 대해 "납품 업체에서 문제가 없다고 한 말을 그대로 전했다"고 했다. 납품 업체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었다는 것인데 무능하고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울로 허위 기재된 합성섬유 머플러. 247서울의 프티 하프 머플러(왼쪽)와 247 버진 울 머플러(오른쪽). 사진=연합뉴스

앞서 2020년 '247 버진 울 머플러'를 구매한 한 소비자는 무신사 후기에 '소비자 기만하는 택갈이(의류 도매상에 옷을 사 라벨만 교체하고 판매하는 행위) 제품 같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 후기와 함께 올린 사진에는 '울 72%, 비스코스 28%'라고 적힌 247서울의 라벨 옆에 100% 아크릴(ACRYLIC)이 적힌 것으로 보이는 라벨이 붙어있었다. 무신사는 후기를 확인한 이후로도 수개월간 제품을 판매했다. 안일한 대처가 이어지면서 화를 자초했다.

무신사는 이날 "해당 브랜드 측에 확인하여 추가로 문제가 된 상품들에 대해서 판매 중단 및 고객들을 위한 환불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무신사에 입점된 주요 상품 중 캐시미어와 관련된 전 상품군에 대해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인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브랜드의 경우 동일 사안이 재발할 경우 '고객 보호'를 위해 퇴점 조치 등 강력 대응할 계획"이라며 "추가로 현재 유사한 품질 이슈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추진 중"이라고 전했다.

무신사가 입장문에서 '고객 보호'를 언급한 것은 궁색할 따름이다. 그동안 고객이 가짜 머플러 문제를 지적했을때는 심드렁하게 반응해놓고 이제 와서 '고객 보호'를 운운하는 것 아닌가.

A씨는 연합뉴스에 "문제가 있는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검사로 찾아내 쇼핑몰에 알리는 상황이 말이 되느냐"며 "이번 일을 계기로 무신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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