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홈 퍼니싱 기업 이케아는 왜? [KDF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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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홈 퍼니싱 기업 이케아는 왜? [KDF 시선]
  • 이수빈
  • 승인 2024.03.10 16: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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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어떤 이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어떤 이는 새로운 마음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고, 어떤 이는 집 단장을 시작한다. 그중 나는 마지막 부류에 해당한다. 방 하나의 장식장을 바꾸고, 수납장을 하나 구입해, 펜트리 겸 잡다한 소형가전을 넣어두는 곳을 마련하기로 했다.

국내 유명가구점들을 인터넷으로 훑어보고, 감이 안 와서 매장을 둘러봤다. 한샘, 까사미아 등. 가격대를 휙~봤더니 예산을 넘어서. 마지막 선택지는 이케아. 2주 전 둘러보니 적당한 아이템이 3개 있어서 식구들 취향에도 맞는지 이번 주말, 가족들을 데리고 출동했다.

3개 정도를 봐놔서 맘에 들면 바로 구입하면 됐다. 다행히 가족들도 OK. 점심시간을 넘겨 가족들은 차 안에서 대기하고. 나는 구입 제품 결제하고 배송서비스와 설치서비도 신청 & 결제하고 가족들과 합류하기로 했다.

이케아에서 처음 물건을 사는 것이 아니다. 몇 년 전 책상 서랍 2개와 작은 장을 구매해 배송서비스 받아 셀프로 조립해 아직까지 잘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잘 진행될 줄 알았는데…. 결제 과정에서 시간 소요와 이해 안 되는 불합리한 일들이 벌어졌다.

사진= 이수빈 기자

이케아는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이다. 가구 제품의 글로벌 소싱이 이뤄지고 그 상황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할 것이다.

이케아에서 물건을 저렴하게 팔 수 있는 이유는 소비자 참여다. 쇼룸에서 소비자가 물건을 보고  메모하던 사진을 찍어서, 창고형 매장에서 직접 물건을 찾아 계산대에 가져와 계산하는 형식으로 구매가 이뤄진다. 또, 구입한 가구 제품을 소비자가 직접 집으로 가져간다. 구매과정에서 소비자 참여도가 높기 때문에 트렌디한 디자인의 가구를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에 구매가 가능하다. 단 소비자가 배송서비스와 가구의 설치 서비스를 원할 경우에는 가구 제품 가격에 배송비 2만9000원(1톤 트럭에 들어가는 한도까지), 설치비는 3만 9000원부터 가구 제품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구조다.

전에 소형가구를 구입했을 때는 배송서비스만 신청해 내가 직접 조립할 수 있었지만. 이번엔 대형가구라 배송서비스 & 설치비까지 신청하기로 했다.

3가지 아이템을 결제하러 갔다. 두 개는 배송서비스&설치 서비스가 잘 됐는데 나머지 아이템 하나 수납장이 문제가 됐다. 계속 주문을 시도하는데 안 됐다. 담당자에게 문의하니, "한 제품은 부품이 없어서 두 제품과 함께 갈 수 없다. 별도로 받으셔야 한다. 그렇게 되면 배송비와 설치비를 따로 또 내셔야 한다"라는 대답이었다.

자, 부품이 없는 것은 소비자 잘못이 아니다. 이케아가 부품 없는 것을 체크하지 않았으니, 이케아 잘못이다. 광명 이케아에 없으면, 고양이나 다른 지점, 혹은 물류창고에서 부품을 찾아서 소비자와 약속한 날짜배송하면 된다.

이렇게 지적을 하니 "그런 구조가 아니다. 이 제품들이 한곳에서 출발하는게 아니라 여기저기 출발한다. 그런데 그 곳에서 맞는 부품이 없는 것이고, 때문에 광명에서 별도로 출발해야 한다. 그럼 주문서 생성이 별도로 되고, 주문서가 생성될 때마다 운송비가 부과되는 구조다. 저도 이해할 수 없지만 본사에서 구조를 그렇게 짜놔서 어쩔 수가 없다"란 말 뿐이었다.

불합리함을 알지만 본사 정책이라 어쩔수 없다. 글로벌 홈퍼니싱 기업은 현장의 불함리함을 지적하는 목소리에 아랑곳 없다는 말로 들렸다. 

직원도 이해할 수 없는 불합리한 물류구조 때문에 잘못없이 가구를 구매하려던 소비자는 '이케아 가구를 구입하려면 2중 배송비와 설치비를 구입하던가 아니면 이케아에서 가구를 구입하지 말던가'를 선택해야만 하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이 두가지 외엔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결국 힘없는 소비자로서 나는 이중부담은 아닌것 같아 2개 물품만 구입해 왔다. 또 시간과 체력을 소비해가며 다른 가구를 봐야한다는 숙제를 남긴채.

계속 불합리한 처사에 대한 되새김질이 시작됐다. 배송서비스와 설치서비스를 올해부터 시작한 것이 아니기에 이런 소비자들의 사례는 많았을 것이라 생각된다. 

이케아 가구의 틈새시장을 장악, 현대리바트, 신세계까사, 한샘, 등 가구 대기업들을 긴장시킨 가구업계의 공룡. 

그런데 물류관리는 왜 글로벌하지 않은지? 글로벌 회사라면 ERP(전사적자원관리)프로그램을 사용할텐데. 소비자가 구매의사를 비쳤고, 여러 물품을 구매해, 배송날짜까지 정해졌으면, 그 배송날짜에 맞춰 미비한 제품을 추가배송해 주는 것이 당연한 서비스인데......

왜 이 추가 배송분에 대해서는 또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것인지, 그렇게 추가배송에 배송비를 개별적으로 이중으로 소비자에게 부담시켜 글로벌 퍼니싱 기업으로 성장한 것인지 궁금할 뿐이다.

기사 송출전 이케아 홍보대행사에 문의해 홍보담당자 연락처를 문의했다. 대행사측은 이케아 담당자의 연락처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질문을 전달해 다음날 답변을 받았다.

홍보대행사를 통해 받은 이케아의 답변내용이다.

이케아에서는 부피가 큰 가구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에게 매장 직원과 함께 주문서를 작성하거나, 고객님이 직접 제품 주문 및 배송을 신청하실 수 있는 셀프 서비스 키오스크를 통해 재고 상황을 확인하고 주문서를 작성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으셔도 이케아의 공식 온라인 몰이나 원격 주문 서비스인 헤이오더를 통해 실시간으로 변동될 수 있는 재고 현황을 손쉽게 확인하실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후 구매를 희망하시는 제품과 구매하신 제품을 병합하여 배송해 드리는 서비스는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이케아 코리아는 고객 여러분께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이케아 홍보 담당자는 기사를 읽어보지도 않고 답변을 한 모양이었다.

이케아에서 가구 2개 구입후 배송비+설치비와 함께 결제한 계산서. 재고가 없어 구매하지 못한 1개를 사려면 별도 주문서 작성으로 인해 별도 배송비+ 설치비를 내야한다고 말하는 이케아.
이케아에서 가구 2개 구입후 배송비+설치비와 함께 결제한 계산서. 재고가 없어 구매하지 못한 1개를 사려면 별도 주문서 작성으로 인해 별도 배송비를 내야한다고 말하는 이케아.

소비자는 매장 직원과 주문서를 작성했고, 총 3개 가구를 주문하려했으나, 1개가 재고가없어 추가주문할 경우 그 가구는 광명에서 출발, 별도의 배송비 (2만9000원)을 추가부담해야 한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이케아측의 매장관리&물류관리의 문제로, 재고가 없는 가구를 재고변화 체크도 없이 왜 진열해 놨으며, 물류관리의 문제점으로 재고물량 체크가 안된 것은 이케아 물류관리책임인데 이 추가 주문건에 대해 왜 소비자가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는 것이냐? 설치비야 가구별 부과되는 것이라 구입하는 고객이 부담한다 쳐도, 배송비는 고객의 잘못해 생긴문제가 아닌데 왜 고객이 부담해야 하는지? 또, 이 문제에 대해 매장 직원 조차조 이해 하지 못하는 정책을 이케아 측에서는 파악하지 못하는 것인가?'
에 대한 답변은 없이 원론적이고도 실제 상황과는 무관한 답변 내용만 온 것이다.

이미 매장에서 고객이 경험한 내용을 답변서에 중언부언 하는 것은 자신들이 해야만 했던 물류관리, 매장관리에 대한 책임회피에 지나지않는다. 또, 매장 직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본사정책을 소비자에게 구매하려면 '배송비+설치비 내던가' 하는 말은 '이래도 살래! 아니면 말고!'식의 배짱 마케팅 정책이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앞으로도 이케아 코리아는 고객 여러분께 더 나은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이 마지막 문장...번지르르한 말보다 실효적인 고객을 위한 쇼핑정책을 펼치기 바라본다.

사진 이케아 코리아

이수빈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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