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막강'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잇따라 함정이 격침되는 수모를 겪자 푸틴이 러시아 해군 총사령관을 전격 경질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즈베스티야, 폰탄카 등 러시아 현지 매체들을 인용, 2019년부터 해군 총사령관직을 맡아온 니콜라이 예브메노프 제독이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 다수의 러시아 매체는 북방함대 사령관인 알렉산드르 모이세예프 제독이 총사령관 대행으로 임명됐으며, 조만간 정식 사령관에 오를 것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나 크렘린궁은 전격 단행된 이번 인사의 배경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특히 이번 인사는 최근 러시아 흑해함대가 우크라이나군의 잇따른 미사일과 무인수상정(USV)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입은 이후 나온 것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은 지난 5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마구라 V5' 무인수상정을 이용해 흑해함대 소속 초계정 '세르게이 코토프'를 격침했다고 발표했다.
이 공격으로 러시아 군인 7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고 HUR는 덧붙였다.1300t급 초계정 세르게이 코토프는 2021년 1월 흑해함대에 배치된 최신 함정 가운데 하나다.
지난달 중순에는 흑해함대 상륙함 '체자리 쿠니코프'가 세르게이 코토프를 타격한 것과 동일한 무인수상정의 공격을 받아 침몰했다. 앞서 전쟁 초기인 2022년 4월에는 흑해함대 기함인 미사일 순양함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군의 대항 미사일 공격으로 격침된 바 있다.
지난달 초 우크라이나는 흑해함대 소속 군함 24척과 잠수함 1척을 파괴해 함대 전력의 33%를 무력화했다고 주장했다. 흑해함대는 이처럼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수상 함정과 잠수함 여러 척을 잃은 이후 러시아가 점령한 크림반도에서 사실상 쫓겨난 상태다.
러시아는 이에 따라 조지아 내 친러 분리주의 세력인 압하지야 공화국이 장악한 조지아 북서부의 흑해 연안 오참치라 항에 흑해함대를 위한 새 해군기지를 건설 중이다. 러시아 해군은 사실상 해상 전력이 거의 없는 우크라이나 해군 상대로 압도하기는 커녕 이처럼 피해를 입는 '굴욕'을 겪으면서 러시아 내에서 강한 비판을 받아왔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달 흑해함대 사령관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3번째로 경질했다. 평소 정부 인사를 마구 갈아치우는 것으로 잘 알려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전을 총지휘하는 야전사령관을 4차례 교체한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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