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원무과장이 홍보도 하는 이상한, 전문병원..."그럼 병원 홍보는 누가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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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원무과장이 홍보도 하는 이상한, 전문병원..."그럼 병원 홍보는 누가 하나요?"
  • 박주범
  • 승인 2021.01.06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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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뉴스 보도 캡처

어제(5일) 코로나19에 감염된 직원이 근무하는 병원에 팩트체크를 위해 연락했을 때 황당한 경험을 했다.

서울 강남에서 이름이 꽤 알려진 병원이고, 종종 언론에 보도되기에 홍보부서나 언론담당자 연락처를 알아 봤지만 아무도 몰랐다. 하는 수 없이 홈페이지 대표번호로 전화했다. 상담 내용이 녹음된다는 메시지가 수화기 넘어 들린 후 상담원이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 이신가요?"
"한국면세뉴스입니다. 병원 직원 한 분이 확진됐다고 하는데 질의가 있어서 그러는데요, 병원 홍보부서나 담당자 연락처를 부탁합니다"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저희는 메모만 전달해줄 수 있습니다"

연락처를 전한 후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신가요?"
"병원 직원이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에 대해 문의를 하고 싶은데, 홍보담당자가 있나요?"
"네, 있습니다"
"그 담당자 성함과 연락처를 부탁합니다"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그걸 왜 기자에게 알려줘야 하나요?"
"그럼 언론이 병원에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어디로 연락해야 합니까?"
"저에게 하세요"
"아니 홍보담당이 있는데, 지금 말씀 주신 분께 하라구요? 그럼 지금 전화하시는 분은 누구신가요?"
"원무과장입니다"
"성함은 어떻게 되시나요?"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네? 아니 본인에게 문의하라고 하면서 성함을 안 알려주신다구요?"
"알려드릴 수 없다구요"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순간 상대가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다. 

언론홍보담당이 있는데 언론에 그 연락처를 알려줄 수 없다는 점도 황당했지만, 그 업무를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부서가 대신 한다고 들었을 때는 헛웃음이 나왔다. 심지어 병원을 대표해서 언론에 입장을 설명하겠다는 직원이 본인 이름 조차 알려주지 않았을 때는 아찔했다.

익명성에, 일방적으로 자기 할 말만 하는 원무과장이 근무하는 병원이, 환자나 다른 방문자들에게는 어떻게 대할까 생각하니 또 한 번 아찔했다.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었는데, 후속 조치는 잘 하고 있을까?' '환자 의견은 아랑곳 않고 일방적으로 진료하는 것은 아닐까?' 등등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입원 또는 외래 환자들이 2차 감염 없이 무탈하기를 바랄 뿐이다.

한편 이 병원은 최근 간호조무사가 대리 수술한 사실이 보건당국에 적발돼 현재 검찰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범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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