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소비자에게 떠넘겨…우리가 공짜로 시켜먹나" 배달의민족, 배달 기사에 간식 증정 유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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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소비자에게 떠넘겨…우리가 공짜로 시켜먹나" 배달의민족, 배달 기사에 간식 증정 유도 논란
  • 김상록
  • 승인 2021.02.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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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이 진행한 '고마워요 키트' 증정 이벤트. 배달의민족 홈페이지 캡처
배달의민족이 진행한 '고마워요 키트' 증정 이벤트. 배달의민족 홈페이지 캡처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소비자가 배달 기사에게 간식을 전달하자는 취지의 이벤트를 열었다. 기업이 책임져야 하는 직원 복지를 소비자에게 떠넘긴다는 지적이 일자 결국 해당 이벤트를 종료했다.

지난 19일 배민 앱과 SNS 계정, 유튜브 채널에는 "배달 기사님들께 응원 메시지를 적어 신청해주세요"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배민은 오는 3월 9일까지 앱 이용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3000명에게 ‘고마워요 키트’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배민은 "따뜻한 음식, 소중한 택배와 우편을 전해주시는 전국의 모든 배달 기사님들께 마음을 전한다. 닫힌 문을 가장 많이 보는 배달 기사님들께 '고마워요 키트'로 고마움을 전하자. 마음속 따뜻함이 문 밖까지 전달된다"며 이벤트 취지를 설명했다.

해당 키트는 배달 기사를 위한 간식이나 물을 담는 '간식 가방', '기사님 덕분에 오늘도 행복해요'라는 문구가 적힌 응원 메시지 자석, 음식 놓을 자리를 정해 배달이 오기 전 미리 문 앞에 놓아두는 '배달음식 매트' 등으로 구성됐다.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고객에게 일종의 '팁'을 내도록 유도한다는 지적과 비판이 쏟아졌다. 이미 배달을 시킬 때 배달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별도의 간식까지 챙기라는 것이냐며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너무 일방적이다", "누가 보면 소비자들이 공짜로 시켜먹는 줄", "소비자를 호구로 보고 있는 것 같다", "저런걸 아이디어라고 낸 직원도 승인한 관리자도 문제다", "제정신이 아닌듯"이라며 날을 세웠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22일 한국면세뉴스에 "해당 이벤트에 대해 비판적 시각으로 보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캠페인 시작 하루만에 격려 댓글 수천건이 올라와 조기 마감할 정도로 긍정적인 소비자 호응이 있었다"며 "예정됐던 3000건의 신청이 금세 넘었고, 일부 카페에서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확인되어 조기 종료했다"고 밝혔다.

이어 "일각의 비판적 시각에 대해 놓친 점이 있었다. 이벤트에 참여한 분들께는 키트와 소량의 간식을 함께 제공했고, 고객의 자발적 신청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복지 전가나 강요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는 다양한 의견에 대해 더 세심하게 헤아리고 경청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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