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 '펑 크림에일', 아사히 맥주와 한일전?…아직도 '노재팬' 마케팅하나
상태바
CU '펑 크림에일', 아사히 맥주와 한일전?…아직도 '노재팬' 마케팅하나
  • 김상록
  • 승인 2023.06.13 15: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CU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 사진=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CU가 뚜껑 전체를 따서 마시는 유형의 캔맥주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을 출시했다. 앞서 국내에 출시된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과 유사한 형태의 제품으로, CU는 12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아X히 한판 붙자', '맥주의 한일전'이라는 문구를 사용하는 등 한일간 경쟁 구도로 몰고 갔다. 하지만 일본 제품에 대한 반감이 점점 사그라드는 시점에서 이같은 '노재팬' 마케팅은 다소 진부해 보인다.

'노재팬' 운동으로 인해 한동안 신제품 출시를 하지 않았던 롯데아사히주류가 4년 만에 국내에 선보인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는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캔처럼 뚜껑 전체를 따면 풍성한 거품이 올라와 이른바 '왕뚜껑 캔맥주'로 불리는데, 캔맥주에서 생맥주를 마시는 듯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품절대란'에 '오픈런' 현상까지 만들었다. 다음달에는 한국 전용 디자인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아사히 맥주'를 견제하기 위해 CU가 나섰지만, 아사히 맥주의 유사품으로 비춰진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CU는 "화제가 된 일본 맥주가 뚜껑 개봉 시 거품이 올라오는 시각적인 요소를 부각했다면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은 청각적인 재미를 강조해 맥주 특유의 청량감을 전달한다"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다수 네티즌들은 CU가 아사히를 따라한 것이 아니냐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아사히 슈퍼드라이 생맥주캔'. 사진=롯데아사히주류 제공

아이러니한 것은 CU가 앞서 '포켓몬 빵', '짱구 맥주' 등 일본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으로 재미를 봤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노재팬', '반일' 심리를 녹여낸 철지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2030 세대들은 더 이상 일본에 대해 무조건적인 적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올해 개봉해 468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일본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사례에서 보듯 일본과의 역사적 관계와는 별개로 콘텐츠가 좋고 제품이 좋으면 소비자들은 지갑을 연다.

잠깐의 노림수로 궁금증을 유발할 수는 있겠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지속적으로 받기 위해서는 품질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서든어택 펑 크림에일'이 '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맥주캔'보다 맛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얻을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아사히 맥주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비결에는 캔 뚜껑을 땄을 때 거품이 난다는 이유만 있는 게 아닐 것이다.

김상록 기자 kdf@kdfnews.com


관련기사
더보기+

주요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